‘피겨 퀸’ 김연아(23)가 소치동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열린 최종 리허설에서 소치올림픽의 금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김연아는 4일과 5일 경기 고양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열린 제68회 전국 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쇼트와 프리 스케이팅 합계 227.86점(쇼트 80.60점+프리 147.2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때 수립한 228.56점의 세계신기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김연아의 역대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이다.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날 뜻을 밝힌 김연아에게 이번 종합선수권대회는 국내 무대 고별전이었다. 이 대회를 끝으로 더 이상 국내 공식 대회에서 김연아의 모습을 볼 수 없는 탓에 관객들의 열기는 경기 전부터 고조됐다.
김연아는 4일 쇼트에서 80점 이상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국내 대회인 탓에 비공인에 그쳤을 뿐 무결점 연기였다. 5일 벌어진 프리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다. 마지막 점프였던 더블 악셀을 싱글로 처리하는 실수를 범했지만 그밖에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변성진 KBS 해설위원은 “프리에서 마지막 점프를 실수했지만 단순한 실수였을 뿐 큰 감점 요인은 아니다”라고 언급하며 “소치에서는 부족한 부분 없이 완벽한 연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김연아 역시 실수를 의식한 듯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실수가 나와 아쉽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단순한 실수였던 만큼 앞으로 같은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시상식에서 김연아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시상대에 오르기 직전 프리에서 마지막에 실수한 더블 악셀을 뛰어 아쉬움을 달랬다.
소치올림픽 이전 마지막 공식 대회를 소화한 김연아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올림픽 2연패 가능성을 높인 자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여자 피겨 싱글에서 올림픽을 연달아 제패한 것은 소냐 헤니(노르웨이, 1928·32·36년)와 카타리나 비트(동독, 1984·88년) 등 역대 단 두 명뿐이다.
한편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는 지난해 12월 자국에서 열린 일본선수권대회에서 종합 199.50점으로 3위에 그쳐 김연아와 대조를 보였다. 점프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연달아 실수를 범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보이는 두 선수의 최종 리허설 결과가 크게 엇갈린 셈이다.
김연아는 국내에서의 마지막 대회를 마친 후 소치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제 정말로 시합(소치올림픽)이 하나밖에 안 남았습니다. 마지막인 만큼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하겠습니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