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3일 숭례문 복구와 앞선 광화문 복원 공사에서 나무를 공급한 신응수 대목장이 관급 목재를 횡령한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이날 신응수 대목장의 서울 자택과 신 대목장이 운영하는 강릉 W 목재상, 광화문 안에 있는 치목장 등 5∼6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숭례문과 광화문 공사 과정에서 문화재청이 공급한 금강송 등 관급 목재의 사용 내역이 불투명하다고 보고 자료 확보 차원에서 이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신 대목장은 두 공사에서 쓰인 나무를 공급한 책임자다.
건물 기둥에 쓰이는 대경목(大梗木)의 경우 문화재청이 신 대목장에게 공급해 공사에 쓰도록 했다.
최근 일각에서 숭례문에 쓰인 목재가 금강송이 아니라 러시아산 등 외국산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문화재청의 관급 목재 공급 내용과 숭례문, 광화문 공사와 관련한 전반적인 자료를 대조해 본 결과 관급 목재가 어떻게 쓰였는지 명확하지 않아 문화재청이 공급한 금강송 등이 실제로 공사에 쓰이지 않았을 수 있다고 보고 압수수색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장부상 관급 목재가 어떻게 쓰였는지 내용이 불투명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일 뿐, 신씨에 대한 구체적인 범죄 혐의를 포착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신 대목장은 목재상에서 기자들과 만나 억울함을 호소했다.
신 대목장은 "이 목재소에 20년, 30년 이상 된 국산 소나무가 많다. 숭례문 공사에 러시아산 소나무가 쓰였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억울함을 알릴 수 있도록 경찰의 수사가 빨리 진행됐으면 좋겠다. 경찰이 부른다면 언제든지 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