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산업계 핫아이템]무인 항공기, 공포의 무기에서 하늘의 배달부로… ‘진화의 날개’

입력 2014-01-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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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피자 10분 내 6km 택배, 아마존 취급물 86% 적용 가능

인생은 빠르게 돌아간다. 잠깐 사이에 하루가 저물고, 어느 새 한 주가 끝난다. 한 달, 일 년도 짧다. 세상도 빠르게 돌아간다. 자고 일어나면 신조어가 생기고, 신기술이 세상을 지배한다.

무인 헬기가 피자를 배달하고, 전자화폐로 물건을 사고팔고, 프린터로 음식을 만드는 시대를 몇 년 전에는 상상이나 해봤을까. 패스트(fast)에 익숙해진 요즘 슬로우(slow)란 먼 얘기. 잠시라도 느리게 걷다간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그 만큼 새로운 아이템을 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비트코인, 쿼드콥터, 3D프린터, 빅데이터, 해외 직구, ESS(에너지저장시스템)를 듣고 대화가 통하지 않는 다면 이미 구세대다.

이투데이에서는 2014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굴 아이템 9개를 선정, 소개한다. 신기술과 새로운 트렌드 그리고 유행할 상품까지 다양하다. 이 정도만 잘 알아둬도, 경제 얼리어답터로서 손색이 없을 것이다.

군중들이 모여 있는 행사장 위로 날아다니는 비행물체를 본 적이 있는가. 공중에서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도 하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현장을 촬영하는 이 비행물체는 무인항공기(드론)의 일종인 쿼드콥터다. 4개의 프로펠러를 이용한 헬리콥터의 형태를 가진 쿼드콥터는 카메라를 장착해 공중에서 안정적으로 지상의 영상을 찍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복잡한 비행도 쉽게 해내기 때문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군에서 정찰이나 공격용으로 쓰인 무인항공기(드론)가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적에게 공포의 대상에서 미래 생활용품으로 변하고 있는 것.

최근 미국과 유럽의 기업 사이에서 소형 무인 항공기를 이용한 택배 서비스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미래 ‘하늘의 택배’는 당연한 일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피자업체 ‘도미노피자’의 영국법인은 소형 무인 항공기가 하늘에서 피자를 배달하는 실험 동영상을 지난해 12월 유튜브에 공개했다. 도미노 피자의 점원이 무인 항공기에 피자를 올려 놓으면 기체는 가볍게 날아오른다. 무인 항공기는 강 위를 날아 주택가의 단독주택 마당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자에게로 하강한다. 피자 배달이 완료되는 순간이다. 6km 넘는 곳까지 10분 만에 피자를 배달할 수 있다.

미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은 소형 무인항공기 ‘프라임 에어’를 사용한 상품의 배달을 테스트 중이다. GPS를 갖춘 소형 무인 항공기를 날려 상품을 고객의 집에 빠르게 전달한다는 게 아마존 측의 설명. 무인 비행기로 배송할 수 있는 상품은 무게 2.3㎏까지로 아마존이 취급하고 있는 상품의 약 86%에 적용할 수 있다. 가장 가까운 물류센터에서 약 30분 안에 도착해 상품을 투하하는 시스템 등이 검토된다.

무인 항공기 택배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는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테스트와 관련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이르면 4~5년 뒤 실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상업용으로 무인 헬기를 이용하려는 곳도 늘고 있다. 일단 농업 분야에서 이용 가치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광활한 땅에서 곡물 재배나 목축을 하는 미국에서는 이미 무인 헬기를 이용해 작황을 점검하고, 가축의 이동을 추적하며 산불 발생 여부 등을 감시하고 있다. 앞으로는 소형 무인 헬기를 이용해 씨를 뿌리고, 농약을 살포하는 기계화 농업 시대가 곧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무인항공기가 편리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려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점은 충돌. 장비에 결함이 발생하거나 운전이 미숙하면 무인항공기는 수백 미터 위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향해 돌진하거나 건물 유리벽에 충돌할 수 있다. 폭탄을 싣고 테러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사생활 침해 가능성도 또 하나의 문제다. 낮은 지역에 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고층 빌딩에 거주하는 사람들까지 자기도 모르게 감시당할 수 있다.

빛과 그림자 모두 갖고 있는 무인항공기. 본격적으로 시장이 커지기 전에 많은 고민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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