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대표적인 한국인 펀드매니저로 명성을 쌓아온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취임 포부다. 지난 16일 메리츠자산운용의 신임 CEO로 내정된 그는 북촌 한옥마을 메리츠운용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남들이 벤치마크하는 열정적인 운용사’로 메리츠운용을 키우고 싶다는 비전을 밝혔다.
특히 미국에 직접 진출해 글로벌 운용사로서 초석을 다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존 리 대표는 “미국 현지에 펀드를 직접 만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미국 현지 법인 진출을 내년에 본격화 할 것”이라며 “그동안 미국 현지에서 쌓은 네트워크와 트렉 레코드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마케팅 할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미국에서 한국 증시가 개방되기 전인 1991년부터 2005년까지 14년간 외국계 자금을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코리아펀드’의 대표 펀드 매니저로 유명하다. 저평가주를 발굴해 장기 투자하는 그의 운용 스타일은 SK텔레콤, 삼성화재, 포스코 등에 투자해 대박 성과를 기록한 것. 이후 라자드운용에 재직하던 2006년엔 일명 장하성펀드(기업지배구조펀드)의 운용을 도맡기도 했다.
최근 라자드에서 일하던 동료들과 팀 째로 이동한 것과 관련 존 리 대표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매니저들의 팀플레이 이동은 흔하고, 팀웍과 펀드 시너지 차원에서도 매우 성과가 뛰어나다”며 “이번에 같이 옮긴 권오진 전무 등 5명의 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과 많게는 20년간 전직에서 호흡을 맞춰 온 만큼 그동안 경험과 노하우로 메리츠운용의 펀드 성과와 조직문화 구축에 이바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커더, 라자드 등 굴지의 외국계 운용사에서 국내기업인 메리츠운용으로 이직한 것도 결국 메리츠금융지주가 운용의 독립성 등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 스타일을 지향하는 그는 메리츠운용에서도 투자 할 기업의 가치와 펀더멘털에 집중해 운용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실제 존 리 대표는 주가 지수 대신 기업 경영진의 도덕성 등 지배구조에 더 집중하고 있다.
한편 효과적인 투자 조언에 대해 "고령화 저금리 사회에서 주식투자는 필수고, 꾸준히 월급의 일정 작은 부분이라도 주식 투자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단기 투자에만 급급한 경향이 크므로 우량 주식은 장기투자로 접근해야 원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