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올해 국정운영에 대해 “최악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와이로 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올해 한해를 돌아보고 내년 국정운영에 대한 각오와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집권 이후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내가 여론지지율에 관심이 있었다면 대통령에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걱정하는 것은 국민의 삶이 어떻게 나아질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가장 최근 실시된 CNN-ORC 공동여론조사에서 41%로 2009년 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실시된 같은 여론조사 대비 14%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국가안보국(NSA) 도청파문을 비롯해 오바마케어 등록차질 등 대형악재가 끊이지 않았고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국정운영 견제가 지지율을 추락시킨 요인들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같은 상황에서도 최악은 아니다라고 평가한 것은 경제 상황이 개선된 영향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당시인 2009년 미국은 경제침체가 극심했으나 이후 지속적인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내년은 올해보다 훨씬 강한 경제여건에서 출발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국정운영의 최대 잘못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자신의 대표업적인 오바마케어의 시행차질 문제를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분명히 잘못해 일을 망쳤다”며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오바마케어를 ‘총체적 실패’라고 규정하고 제도 자체를 폐지하자는 공화당의 주장은 거부했다.
특히 우여곡절 끝에 오바마케어가 시행단계에 들어선 것은 평가해야 한다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설명이다. 그는 “1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오바마케어에 가입했다”면서 “큰 성과이며 내가 대통령에 출마한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를 궁지에 빠뜨린 NSA 도청파문에 대해 “시스템을 점검하겠지만 일방적인 무장해제는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오바마는 “앞으로 몇주간 NSA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 자문위원회의 권고를 자세히 검토하는데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과의 마찰로 당초 공약한 주요 입법안이 처리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2014년을 ‘행동하는 해(year of action)’로 정했다”면서 “이민개혁법을 비롯해 고용창출을 늘리고 총기구매자들에 대한 신원조회를 확대하며 장기 실업수당을 연장하는 입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4 회계연도 예산안이 타결돼 예산전쟁을 피한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의 국정운영에서 초당적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보기는 이르지만 끊이지 않는 교착정국을 야기한다는 비난은 면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내년 2월이면 다시 불거질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 문제에 협상은 없다”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저녁 부인 미셸 여사·두 딸 말리아와 사샤·애완견 보 등 가족과 함께 하와이로 출국했다.
오바마 대통령 가족은 내년 1월5일까지 17일간 오아후섬 카일루아에 있는 휴양전용 펜션에서 장기 휴가를 보낸다. 그는 내년 주요 입법안 처리와 중간선거 전략 등을 놓고 큰 틀의 정국구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