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 선정이 보류되자 농협금융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기존에 합의한 원칙에 입각해 가장 높은 입찰 가격을 써내 누가 봐도 농협금융의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금융 이사회가 돌연 결정 시기를 미룬 것이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20일 “증권계열 자회사 민영화 관련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충분한 논의를 위해 이사회를 연기하고 추후 개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에 농협금융은 즉각 성명서를 내고 “우리금융 증권계열 매각은 패키지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우리금융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일관되게 발표한 원칙이다”며 “농협금융은 우투증권 패키지 입찰에 최선의 가격으로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우리금융과 공자위가 지난 6월과 8월에 각각 발표한 ‘민영화 추진 방안’과 ‘매각공고’에 따르면 우리금융 증권계열 매각은 우투증권과 관계 3사(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 우리자산운용)를 포함해 패키지 방식으로 추진한다고 적시돼 있다. 또한 개별 매각을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투자증권은 그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농협금융을 일단 이사회의 결정을 기다린다는 입장이지만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번 우리금융 이사회의 결정에 당황스럽다”며 “분할 매각을 하려고 한다면 매각 공고를 내기 전에 논의를 해야 했으며 우리금융과 공자위가 스스로 정한 원칙을 깼다“고 비판했다.
한편 KB금융이 지난 16일 본입찰에서 우투증권의 가격을 패키지 전체 가격보다 더 높게 제시하자 우리금융과 공자위가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적자금 극대화를 위해 패키지를 해제하고 우투증권에 최고가를 써낸 KB금융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