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미국 스프린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이동통신업체로 도약할 수 있었던 비결은 손정의 회장의 ‘스피드경영’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소프트뱅크의 스피드경영은 손 회장 자신이 ‘동물원’이라고 표현하는 경영회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프트뱅크의 경영회의는 임원과 관련 직원은 물론 외부인까지 참여하는 집단토론 방식으로 이뤄진다. 참석자들은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으며 손 회장 역시 동등한 자격으로 발언한다.
스프린트 경영진이 회의 방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지만 소프트뱅크의 회의는 매우 건설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 회장의 스피드경영이 빛을 발한 것은 10여년전 ADSL서비스인 ‘야후BB’ 사업이었다.
당시 손 회장은 ‘파라솔 부대’를 앞세워 길거리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10일 안에 100만건의 예약을 받는 성과를 올렸지만 장비 부족으로 개통이 이뤄지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사태 해결을 위해 손 회장이 진두지휘하며 매일 새벽 2시까지 일했던 것은 유명한 일화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마이 야스유키 소프트뱅크텔레콤 이사는 “당시 월요일 출근할 때 1주일 분의 옷을 준비해서 일요일 퇴근할 때 집에 들어가는 생활을 반복했다“고 회상했다.
소프트뱅크에서는 사업 제안 또는 문제의 해결책을 3초만에 해결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의 의사결정 기간이 대체로 하루를 넘기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손 회장의 경영 스타일 중 주목할 만한 것은 ‘숫자 지상주의’다. 그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 얻어진 숫자를 통해 사업방향을 구체화한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진행 상황 역시 숫자로 확인하고 수정한다.
목표 달성시기 역시 빠르게 이뤄진다. 숫자를 통해 사업을 예측하고 검증해 오차와 실수를 최소화하기 때문이다.
근거가 되는 데이터와 정확한 숫자만 제시한다면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사업이 진행된다. 수십억원 규모의 예산도 즉결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스피드경영이 이뤄지는 셈이다.
소프트뱅크는 내부에 리서치 전문 부서를 배치해 사업을 검증한다. 소프트뱅크의 통계 처리 능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경쟁업체 같으면 한 달이 걸릴 자료가 소프트뱅크에서는 하루면 완성되는 식이다.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시장을 분석하는 동시에 동물적인 감각을 자랑하는 소프트뱅크의 영업인력 역시 스피드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무기라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