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포커스]그 어느때보다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는 STX그룹은 올해 그룹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계열사 변동이 잦았다. STX그룹은 과감한 기업 인수합병(M&A)으로 10여년 만에 재계 13위까지 초고속 성장했다. 하지만 무리한 M&A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조선·해운 업황 악화에 그룹 전체가 붕괴 위기에 몰렸다. 주요 계열사들이 법정관리나 매각, 채권단 자율협약 등으로 뿔뿔이 흩어지면서 외형적인 그룹의 모습도 옅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STX그룹은 올해 초 23곳이던 계열사 수가 11월 말 현재 15개사로 8곳이나 줄었다. 그룹을 정상화 시키려는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떨어져 나간 것이라 신규 편입된 곳 없이 모두 제외된 계열사 수다. 이에 따라 STX그룹은 62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계열사 수를 기준으로 한 순위가 연초 28위에서 41위로 추락했다.
STX그룹이 올해 정리한 계열사는 1월 STX중공업, 8월 STX에너지·전력·쏠라·영양풍력발전, 11월 STX조선해양, 고성조선해양 등 7곳이다.
STX중공업은 STX메탈에 연초 피흡수된 비상장 조선기자재 제조업체다. STX메탈은 STX중공업을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STX중공업으로 변경했다. STX그룹은 선박·발전기용 디젤엔진의 핵심부품과 모듈, 소재와 선박기자재 제조·판매업체인 STX메탈에 STX중공업을 흡수합병해 경영합리화를 추진하고 기존 사업부문과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통해 성장모멘텀을 확보하고자 했다.
STX에너지는 STX그룹이 유동성을 마련하고자 오릭스에 매각해 기업집단에서 제외된 곳이다. STX에너지는 STX그룹 내 계열사들 중에서도 알짜로 손꼽혔던 곳으로 지난해 1조1725억원의 매출과 902억원의 영업이익, 55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자산총계는 1조3789억원, 자본총계는 5131억원으로 부채비율 168.8%를 기록했다.
STX에너지의 지분 매각 전 주주구성은 STX 66.4%, STX조선해양 24.6% 등 STX그룹이 91%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작년 말 STX조선해양을 시작으로 올해 4월과 7월 STX까지 지분을 매각해 STX그룹과의 연이 완전히 끊어졌다.
STX조선해양은 보유 지분 24.6%를 1210억원을 받고 일본 오릭스가 국내에 설립한 유한회사 버팔로 이엔피(Buffalo E&P Limited)에 매각했다. 매각 과정에서 STX에너지는 버팔로 이엔피를 대상으로 전환상환우선주를 발행해 1941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지주사인 STX는 보유 지분 66.4%를 3150억원에 매각했으며 STX그룹이 STX에너지의 지분 매각과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6300억원 규모다.
STX에너지의 단독 최대주주로 올라선 버팔로 이엔피는 최근 GS-LG상사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STX그룹으로부터 사들인 지분의 재매각을 꾀하고 있다. 매각 규모는 버팔로 이엔피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중 72%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분 매각 후 최대주주는 GS가 될 전망이며 거래대상과 금액 등 최종 거래조건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GS-LG상사 컨소시엄이 STX에너지 인수가 확정될 경우 이들 컨소시엄은 STX에너지 외에 자회사 3곳도 가져가게 된다. STX에너지는 STX전력과 STX솔라, STX영양풍력발전 등 3곳의 자회사를 갖고 있다. STX에너지의 보유 지분은 각각 51.0%, 86.7%, 100.0%이다. 세 곳의 자회사 중 업계의 주목을 받는 곳은 국내 첫 민간 석탄화력발전소로 총 설비용량 1200㎿에 이르는 북평화력발전소를 오는 2016년부터 가동할 예정인 STX전력이다.
STX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한 곳이었던 STX조선해양은 최대주주가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바뀌면서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구조조정 과정 중 자본감소(감자)와 출자전환을 거치면서 기존 STX그룹 관련 지분은 1%가 채 되지 않게 됐으며 채권단 지분은 25.51%가 됐다. 이밖에 고성조선해양은 출자사인 STX조선해양의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동반 계열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