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부회장은 지난 2005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후 거침없는 M&A 행보를 보여왔다. 코카콜라음료를 2007년 말 사들여 1년 만에 흑자기업으로 탈바꿈시켰고, 다이아몬드샘물(2009년), 더페이스샵, 한국음료(2010년), 해태음료(2011년)를 차례로 인수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바이올렛드림(옛 보브)과 일본 화장품업체인 긴자스테파니를, 올해는 일본 건강기능식품 통신판매업체인 에버라이프와 캐나다 보디용품업체 F&P를 인수했다.
지난 2005년 3분기 이후 매출이 올해 3분기까지 33분기째, 영업이익은 2001년 1분기 이후 35분기째 연속 성장을 이뤄낸 비결도 M&A를 통한 사업 다각화가 바탕이 됐다.
차 부회장은 최근 미주지역을 적극 공략하며 해외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생건의 해외 매출이 아시아지역에 편중돼 있는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영역을 넓혀 글로벌 매출 구조의 다변화를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캐나다 보디용품 업체 F&P를 174억원에 인수하고, 북미 화장품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선언했다. F&P는 향과 자연주의 콘셉트로 캐나다와 해외에 11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회사다. LG생건은 앞으로 캐나다와 미국 서부지역에 F&P 신규 점포를 오픈하고, 자사 브랜드 ‘비욘드’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LG생건의 해외사업이 아시아를 벗어나 북미지역으로 확대되면서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차 부회장의 북미 진출 의지가 강한 만큼 M&A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한 자금도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달 LG생건은 계열사 코카콜라음료에 대한 유상감자를 실시해 148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측은 “영업과 자회사 배당 및 코카콜라 감자로 약 3000억원가량의 자금이 확보될 것”이라며 “LG생건은 이를 바탕으로 미주지역 사업 전략을 구체화할 M&A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LG생건 측은 “현재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없지만, 미주지역 확대에 나서면서 M&A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