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기업과 정부가 유로 표시 채권 발행을 늘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직은 개발도상국에서의 유로 표시 채권 발행이 올들어 402억 유로로 증가해 지난 2010년의 323억 달러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집계했다. 이는 전년의 발행 규모보다 34% 높은 것이다.
멕시코의 국영 원유업체 페트롤레오스멕시카노(페멕스)는 11월 13억 달러 규모의 7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다. 응찰률은 3배에 달하는 등 수요가 몰렸다.
이외에도 멕시코의 아메리카모빌을 포함해 한국의 한국가스공사, 멕시코와 터키 정부는 최근 유로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유로 본드 채권 발행의 증가는 신흥시장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WJS는 진단했다.
이는 유로 표시 채권의 수익률이 독일의 국채 대비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독일 국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에 머무르고 있다.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의 경기 안정으로 유로를 통해 자금을 마련해 달러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더욱 저렴하다고 WSJ는 설명했다.
유럽의 낮은 금리는 기업들의 유로 표시 채권 발행으로 이어졌다.
독일의 10년 만기 채권 금리는 16일 1.800%를 기록해 미국 10년물 금리 2.855%를 크게 밑돌았다.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신흥시장에서 발행한 유로 표시 채권 금리는 이달 초 달러 표시 채권보다 1.9%포인트 낮았다. 이같은 갭(gap)은 지난 2년 만에 최대라고 JP모건은 전했다.
한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출구전략 우려로 신흥국의 달러 표시 채권은 손실을 입었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신흥시장 달러 표시 채권은 올들어 9월까지 7.7% 하락했다. 반면 신흥시장 유로 표시 채권의 하락폭은 0.3%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