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황창규 KT신임회장 내정..‘황의 법칙’ 통신공룡에 이식한다

입력 2013-12-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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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회장에 내정된 황창규 전 삼성전자의 과제

황창규호가 공식 출범한다.

황창규 성균관대 석좌교수(전 삼성전자 사장)가 16일 KT CEO추천위원회를 통해 차기 CEO로 내정됐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주총을 거쳐 KT 황창규호가 본격 출범할 전망이다.

CEO추천위는 황 내정자에 대해 “KT를 가장 잘 이끌 수 있는 글로벌 능력을 갖춘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추천위는 CEO 후보 중 상대적으로 풍부한 글로벌 경험을 갖고 있는 데다, 삼성전자 CEO로서의 경험 등을 통해 느슨해진 KT에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평가,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현 정권이 캠프인사 중심의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고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내정함에 따라 이번 KT 후임 회장은 기존 CEO와는 달리 낙하산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됐다.

KT는 직전 이석채 전 회장까지 그간 줄줄이 정권이 낙점한 낙하산 인사로 채워진 바 있어, 정권 교체기에 늘 CEO를 갈아치우는 CEO 리스크를 겪은 바 있다. 이 때문에 KT의 경우 낙하산 경영진이 정권 내내 자기 사람 챙기기에 바빴고, 정해진 임기 탓에 각종 비리혐의가 끊이지 않는 나쁜 전철을 반복하고 있다.

◇“글로벌 능력을 갖춘 인물”

KT 후임 회장 선임 역시 그간 현정권 캠프인사설이 흘러나오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황 내정자는 2010년 지식경제 R&D 전략기획단 단장을 역임했고, 김기춘 비서실장과 동향으로 막역한 사이지만 청와대 낙점설이 흘러나오지는 않았다.

KT CEO추천위가 황 내정자를 선택한 것은 민간기업 KT가 여전히 공기업 마인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추천위는 지금 혁신하지 않으면 KT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강한 의지를 가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황 내정자도 16일 저녁 내정 직후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업무를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글로벌 신시장을 개척했던 경험을 통신산업으로 확대해 미래 ICT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창의와 혁신, 융합의 KT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 내정자 역시 KT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고, 향후 혁신과 변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KT 황창규호는 향후 KT의 구조조정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황창규호의 첫번째 시험대는 흐트러진 조직문화를 어떻게 빠르게 추스르냐로 모아지고 있다.

그간 KT출신 내부직원을 말하는 ‘원래 KT’와 외부인사 ‘올레KT’(이석채 회장 취임 후 영입된 외부인사를 지칭)란 말이 존재할 정도로 갈등이 심한 KT의 조직문화를 황 내정자가 어떻게 봉합할지도 주목된다. 특히 노조 등 내부 반발을 어떻게 설득하며, 구조조정과 조직문화를 어떤 방식으로 새롭게 혁신할지도 황 내정자가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KT에서도 ‘황의 법칙’ 만들까?

황창규호가 과연 KT에 혁신의 바람을 몰고올지, 위기의 KT를 구해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반도체 전문가인 황 내정자가 통신경력이 전무하다는 점이 약점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CEO 출신이라는 점, 글로벌 경험이 풍부한 점을 감안할 때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비전문가 출인인 황 내정자가 KT의 통신 경쟁력을 어떻게 회복시킬지도 관심사다. KT는 LTE 시대 들어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의 맹공에 고전하다 최근에야 LTE 2위 자리를 탈환했다. 또 지난 3분기 실적에서도 이통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이 줄어드는 굴욕을 맛봤다.

KT의 실적 악화는 이통 가입자 감소와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감소가 겹친 것으로 당장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상황까지 놓였다.

게다가 황 내정자가 삼성전자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KT가 삼성전자에 협상력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이석채 전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아프리카 사업도 황 내정자에게는 고민거리다. 아프리카 르완다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아프리카 사업의 경우 25년간 르완다 LTE 사업권을 획득했지만, 1~2년내에 큰 수익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반면 투자비용은 수천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지면서 단기간 내 성과를 보여야 하는 황 내정자로서는 큰 고민거리다.

게다가 일부에서 제기되는 KT의 삼성 종속화 논란도 황 내정자가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고 있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두고 삼성전자가 크게 반대하는 입장에서, KT가 삼성 측 입장에 찬성하는 방향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삼성이 국내 시장의 7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통시장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KT마저 단통법에 반대할 경우 사실상 미래부의 추진력에 제동이 걸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황 내정자가 삼성과 KT의 관계를 어느 선까지 끌어올릴지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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