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북한의 전자파교란 공격이 있어도 선박과 항공기의 위성항법장치(GPS) 수신 장애가 더는 발생하지 않게 됐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의 지상파항법(e로란, eLoran) 서비스 국가인 영국과 첫 공식협력 상대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e로란이란 지상파 송신국을 이용해 GPS와 동등한 성능의 정밀한 위치·시각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해양수산부는 윤진숙 해수부 장관이 12일 패트릭 맥러플린 영국 교통부 장관과 첨단 e로란 분야 기술협력을 위해 양국 간 서면 서명 후 교환하는 방식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영국은 우리 정부의 e로란 구축사업 성공을 위해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무상 지원하고 자국 기술자를 우리나라에 파견할 계획이다. 양해각서에는 영국이 제공하는 모든 기술정보를 비밀로 취급하고 양국의 사전 동의 없이 이를 공개할 수 없다는 비밀유지조항도 삽입돼 있다.
김우철 해양수산부 해사안전시설과장은 “세계 최초의 e로란 서비스 국가인 영국이 한국을 첫 협력 파트너로 선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번 MOU는 지상파항법 분야에 대한 한국의 경쟁력과 이니셔티브를 영국이 확고히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수도권 일대에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전파교란 때문에 선박과 항공기의 GPS 수신에 장애가 발생하자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로 첨단지상파항법 시스템을 구축기로 결정했었다.
e로란 시스템이 구축되면 항법, 국방, 정보통신과 산업 분야 전반에서 활용될 수 있어 파급 효과가 아주 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수신기가 크고 값이 비싸서 선박, 항공기, 이동통신중계국 등에서 GPS의 백업시스템으로 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되며 휴대폰 등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5년까지 시스템과 송신국을 구축하고 2017년 시험운영을 거쳐 2018년부터 정식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