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정밀화학이 최근 합성수지 원료 생산규모를 두 배 이상 끌어올리면서 기존 핵심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선제적인 투자로 자동차, 건설, 선박 등 전방산업의 향후 수요 증가에 대응해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정밀화학은 이달 초 에폭시수지의 주원료인 에피클로로하이드린(ECH)의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6만톤에서 12만톤으로 늘리는 증설을 완료하고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ECH의 원료인 염소 공급을 위한 전해공장 증설도 마무리되면서 가성소다(양잿물) 생산규모도 62% 가량 확대했다. 지난해 1월 증설 공사에 착수한 지 약 2년 만이다.
ECH는 자동차 소재, 선박 도료, 건축자재 등에 두루 쓰이는 에폭시수지의 주원료다. 메셀로스, 애니코트와 함께 삼성정밀화학의 캐시카우 중 하나다. 삼성정밀화학은 국내 ECH 시장에서 점유율 46%를 차지하고 있는 1위 기업이다. 삼성정밀화학 측은 현재 연간 13만톤 규모인 국내 ECH 시장이 내년 이후엔 20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시장 수요는 오는 2015년 184만톤 규모로 성장할 것이 예상된다”며 “전방산업인 에폭시수지 수요 증가에 발 맞춰 선제적인 증설로 경쟁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물인 가성소다 생산 확대에 따른 추가적인 수익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가성소다는 제지, 섬유, 세제, 금속, 식품, 전기 등 광범위한 산업분야에 사용돼 꾸준한 수요를 보이고 있는 제품이다. 가격도 올 초보다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가성소다 국제가격은 올 3분기 1톤당 322달러로 1분기 311달러 대비 소폭 상승했다.
다만 이번 ECH 증설이 당장 삼성정밀화학의 수익에 기여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방산업인 자동차, 건설, 선박 업종의 업황이 여전히 불안정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산업 불황과 지난해 8월부터 중국이 ECH를 대거 증설하는 등 공급과잉도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삼성정밀화학이 곧 바로 수익을 내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다만 전방산업 업황이 풀리면 증설효과를 바로 보게 돼 다른 업체들보다 확실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