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업을 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이하 애널)들이 늘고 있다.
한 분야만 파는 게 아니라 다른 업종까지 담당하는 이른바‘하이브리드형’(hybrid:이종 결합) 애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금융업종을 분석하면서 제조업 기반인 그룹 지주회사도 담당하는 것. 김인 연구원(유진투자증권), 송인찬 연구원(신한금융투자), 오진원 연구원(KTB투자증권), 신승현 연구원(하나대투증권), 박선호 연구원(메리츠종금증권)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올 초부터 CJ를 비롯 지주사 분석 리포트를 2개 발간한 박선호 연구원은“지주회사 체제로 운영되는 금융기관이 많기 때문에 제조업 기반인 산업체 지주회사 분석을 하면 시야가 넓어지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처럼 증권업계가 불황일 때는 한 업종만 담당해선 살아남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증권업종을 분석하는 유진투자증권 서보익 연구원은 올 초부터 건설업종까지 맡고 있다. 지난 4일 ‘건설업 - 4.1, 8.28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 추진’보고서를 낸 서 연구원은 “올해부터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7개 대형 건설사에 대한 보고서를 쓰고 있다”며 “건설업종을 분석하면서 PF, 플랜트 등 자금조달 등에 대한 안목이 넓어져 IB(투자은행)분야를 분석할 때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기계, 조선업종 베스트 애널인 하나대투증권 이상우 연구원도 올 하반기부터 건설업종까지 담당하기 시작해, 그가 맡은 종목만 20개가 넘는다.
KTB투자증권은 아예 ‘하이브리드형 리서치’를 잇달아 발간해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유료 TV시장’‘동남아 시장 분석’‘의료기기’ 산업 보고서를 담당 섹터 애널은 물론 유통이나 은행 담당 애널들이 체계적인 안목으로 다각도로 분석한 것.
A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은 “리서치 센터마다 비용절감 방안을 강구하고 있기 때문에 섹터 겸업화는 더 활발해질 것”이라며 “애널 입장에서도 다른 업종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