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의원의 정치 행보를 둘러싸고 민주당 내 파열음이 격화되고 있다. 문 의원이 2017년 차기 대권 재도전을 시사한 데 대해 민주당 내 일부 인사들이 우려를 나타내며 때 아닌 내부 분란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은 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의원의 차기 대선 행보에 대해 “제사에는 관심도 없고 잿밥에만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며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미(未)이관 사태에 대해 자숙해야 한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문 의원이 대선 재도전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선 “엄중한 시기에 적절치 않다”며 “민주당을 현재 상황으로 몰고온 장본인이 대선까지 4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대선출마를 말하는 것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문 의원과 당내 친노무현계 인사들을 겨냥해 “민주당을 이 꼴로 만든 사람들이 민주당을 살릴 방안은 모색하지 않고 자기들 살길만 찾는 형국”이라고 비난했다.
조 최고위원은 기자회견 후 “문 의원의 의원직 사퇴까지 염두에 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며 “여든 야든 강경파가 득세하면 나라가 망한다”며 친노 강경파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러한 가운데 김한길 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하나로 뭉쳐 위기를 돌파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당에 무엇이 되는지 숙고해 임해주길 당부한다”며 단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 의원을 겨냥한 이같은 민주당 내 비판 목소리에 대해 문 의원측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 글에서 조 의원에 대해 “더이상 내무반에 총질하지 말라”며 “당신은 의로운 사람이 아니라 알량한 존재감 과시를 위해 음주운전에 역주행도 서슴지 않는 객기를 부리는 취객일 뿐이다. 할 말이 있으면 술 깨고 와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또 “민주당에 쓴소리 하듯 새누리당 정권의 불법대선, 부정선거에 당차게 대항한 적이 있는가”라며 “당신은 비겁하고 야비한 정신적 새누리당 당원이니 당당하게 커밍아웃하고 가라”고 주장했다.
문 의원도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 “권력의지가 많이 생겼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거듭 자신감을 나타냈다. 자신의 행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제가 하는 일이 당에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으며 당과 같이 간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문 의원은 앞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권의 ‘종북 몰이’에 분노한다”며 “지금도 작동 중이고 앞으로 선거 때마다 작동할 프레임”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또 “재판 결과를 보지도 않고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한 것은 반민주적인 폭거”라며 “여권이 아직도 대선 관련 의혹을 털어내지 못하고, 국민들을 대선 불복으로 모는 건 일종의 콤플렉스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몰아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