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일 황찬현 감사원장·김진태 검찰총장·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전격 임명하며 국정 운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야권의 압박에도 이들의 임명을 강행한 것은 국정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감사원 사정공백의 중단, 검찰 조직 안정, 기초연금 파동 등 산적한 국정 현안을 수습하고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더이상 임명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지난달 28일 황 감사원장 후보자의 인준안이 국회에서 새누리당의 단독으로 처리되고 29일 0시를 기점으로 형표 장관과 김진태 총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시한도 최종적으로 끝났지만 박 대통령은 경색된 국회 상황 등을 고려해 세 후보자의 공식 임명을 늦춰왔다. 당초 이르면 지난주 후반 세 명에 대한 임명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했지만 지난 1일까지 임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박 대통령이 국회 파행을 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임명을 미루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하지만 2일로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이 끝나자 여야가 대치하는 상황에서 감사원과 검찰 등 사정라인과 내각 수장의 공백이 장기화돼선 안된다는 판단에 정면으로 정국돌파를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도 브리핑을 통해 “국정 공백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이번 임명에 정치적 고려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수석은 브리핑에서 ‘여야 4자회담 중 임명’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 “4자회담과 이 부분은 달라서 4자회담엔 특별히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조치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민생살리기’에 한층 고삐를 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예산을 두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야당이 임명 강행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향후 정국 경색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