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이 25일 종료되는 가운데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예결산심사 및 법안심사가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헌정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관측까지 나오고 있지만, 민주당이 ‘부자감세 철회없이 예산 심사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 연내 예산안 처리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결산을 마쳐야 내년 예산안 심사에 착수할 수 있는데, 이미 법정 처리시한(8월31일)을 석달 가량 넘긴 2012년도 집행예산 결산처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도 구성하지 못한 상태다.
문병호 민주당 정책위수석부의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회가 파국으로 치달아 준예산으로 가는 것은 우리도 바라지 않는다”면서 “부자감세 철회와 이를 통한 재원 마련으로 무상보육 등 복지관련 예산이 증액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문 부의장은 “복지예산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세입이 확충돼야 한다”면서 “일반 국민들에게 조세부담을 높일 수는 없고, 이명박 정권 때 부자감세를 했던 것을 철회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대정부질문 기간 중단됐던 2013년 예산결산소위를 이날 재가동 했다. 이후 26일 2014년 예산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처리시한은 12월2일로 불과 열흘을 남겨둔 상황이다. 예산안 국회 심사 첫 단계인 상임위원회 심의조자 시작하지 못해 최소 3주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종합질의, 예산 감액심사, 증액심사 등이 일정대로 진행될지 의문인 상태다.
여야가 심사테이블에 앉더라도 양측 이견이 커 연내 처리를 낙관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박근혜표 예산’과 불법 정치개입 등의 예산을 바로잡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일자리 만들기 등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예산을 놓고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상임위는 재가동 되지만 여야가 현안마다 대립각을 세우면서 예산안 심의가 순항할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하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해임건의안과의 연계 처리를 위한 여야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여당이 국회의장의 본회의 직권상정을 통해 황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경우, 야당이 예산안 처리 등 국회 의사일정을 보이콧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양특(특검 및 국가정보원 개혁특별위원회)’ 요구안을 입법 및 예산안 처리와 연계시킬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