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이 24일(현지시간) 마침내 타결됐다. 지난 2003년 이란이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10년 만의 결실이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외교안보 고위대표자와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P5+1)이 이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합의에 도달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참가국들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서방의 대이란 제재 일부 완화를 조건으로 이란 핵개발을 억제한다는 내용의 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향후 6개월간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엄격한 핵 사찰을 지속적으로 수용하고 합의 사항을 이행하고 서방국은 제재를 해제하는 약속을 지켜야만 완전 타결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제재 완화로 향후 6개월 동안 61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결됐던 해외 자산 42억 달러를 회수할 수 있게 됐으며 19억 달러에 달하는 석유화학제품과 차량관련 품목도 다시 해외에 팔 수 있게 됐다.
이번 협상은 지난 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됐다. 최종 협상안에서 이란은 향후 6개월간 5%가 넘는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지 않기로 했으며 무기용으로 쓸 수 있는 20% 농축 우라늄 재고 전량을 6개월 안에 5% 미만으로 중화시키기로 했다. 또 고농축 우라늄 생산과 관련한 기술을 모두 해체하기로 했으며 이라크 원자로 건설도 중단하기로 했다.
포르도, 나탄즈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일 사찰을 수용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합의는 온건주의자로 알려진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올해 8월 취임하면서 10년간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이 일단락된 것이다.
국제사회 대부분은 이번 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협상이 타결된 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협상단의 건설적인 포용과 지칠 줄 모르는 노력으로 새 지평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오늘 발표는 첫 발걸음에 불과하지만 엄청난 성취”라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의 진전을 멈추고 프로그램의 주요 부분을 후퇴시키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번 합의는 6개월짜리 임시 합의안이라고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핵무기 개발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온 이스라엘은 이번 협상안에 강한 반감을 표시했다.
유발 슈타이니츠 이스라엘 대외관계·전략·정보부 장관은 “이번 합의는 이란의 속임수와 (국제사회의) 자기기만을 토대로 이뤄진 것”이라며 “축하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