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제43회 도쿄모터쇼 프레스데이에 전시된 자동차들은 그의 노래를 역설이 아닌 현실로 보여줬다. ‘자동차는 네 바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미래의 이동수단은 세 바퀴 또는 두 바퀴가 될 수 있다는 현실을 제안한 것.
가장 앞선 기술은 보여준 건 토요타자동차였다. 토요타는 세 바퀴가 달린 콤팩트 스포츠 하이브리드 모델 ‘FV2(Fun Vehicle 2)’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자동차는 사람의 몸, 마음과 함께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스티어링휠 없이 운전자의 체중 이동을 전후좌우로 파악해 차체를 움직인다. 또 운전자의 음성과 얼굴 표정을 인식해 최적의 교통환경을 제안한다.
FV2는 미래의 자동차를 보여주는 콘셉트카였지만 세 바퀴는 이미 실현되고 있었다. 세 바퀴를 갖춘 토요타의 ‘아이-로드(i-Road)’는 2014년 일본의 토요타시 등에 도입된다. 이 차량은 최적의 도심 교통 흐름을 제공하고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며 에너지를 절약하는 교통시스템 ‘하모(Ha:mo)’와 연계돼 상용화될 예정이다.
닛산은 3인용 전기차 ‘블레이드글라이더’를 선보여 더 이상 4~5인용 차량이 차의 기준이 아님을 보여줬다.
자동차가 최적의 균형을 제공하는 네 바퀴를 벗어난 것은 왜일까? 가토 미츠히사 토요타 기술개발담당 부사장은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 단지 물건으로는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운전자의 ‘마음’을 감지하기 위해서는 네 바퀴보다는 세 바퀴 또는 두 바퀴가 최적이라는 것이 도쿄모터쇼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혼다 관계자는 “운전자의 감성은 신체 컨디션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이 같은 감성을 바로 알아내기 위해서는 네 바퀴보다는 세 바퀴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가 없는 완벽한 교통환경과 대기오염,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작고 가벼운 차량이 더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도쿄모터쇼는 최근 글로벌 모터쇼의 주요 흐름인 ‘친환경성’도 유지했다. 토요타는 2015년부터 판매 예정인 수소연료전지차 ‘FCV(Fuel Cell Vehicle)를 선보였다. FCV는 500㎞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3분 안에 충전된다. 폭스바겐은 1ℓ당 111.1km를 주행할 수 있는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 ‘XL1’을 선보였으며 BMW는 전기차 ‘i8’과 ‘i3’를 일본에 처음으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번 도쿄모터쇼는 아쉬운 점도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모터쇼를 통해 동일본 대지진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려 한 것은 좋았지만 지나치게 일본 자동차업체 위주로 구성됐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업체는 불참했다. 신차를 선보이려는 유럽, 미국 업체들은 도쿄가 아닌 같은 기간 열리는 중국 광저우 모터쇼를 택했다.
한편 세계 12개국 177개 업체가 참가한 이번 모터쇼는 22일 정식으로 개막해 내달 1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