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해보험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로 부상했다. LIG손보의 경영권 매각으로 지분 82.35% 보유중인 LIG투자증권도 사실상 시장에 매물로 나와 금융투자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4위 LIG손보 매물로=19일 LIG손해보험은 최대주주인 구본상 넥스원 부사장외 특수관계인 16인이 보유한 주식 1257만4500주(지분 20.96%) 전량의 매각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LIG건설 CP 투자자 3차 피해보상 방안’ 발표 이후 1300억원 상당의 재원 마련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했으나, 확실하고 신속한 자금조달을 위해 LIG손배 지분매각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LIG그룹 측 설명이다.
회사 측은 “주관사 선정 작업부터 착수할 예정”이라며 “매수희망자 모집 및 가격 협상 과정을 통해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LIG손보는 LIG그룹의 핵심계열사다. 국내 손보업계 빅 4중 하나로 자산규모가 18조원에 달한다.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는 지난 50여년간 경영한 LIG손보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된다.
금융투자업계는 LIG손보가 손보업계 상위에 속하고 펀더멘털이 탄탄한 점을 감안할 때 매각에 흥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LIG손보는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로 지분 처분가는 3600만원 가량이지만 기업가치 등을 고려할 때 매각가는 55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금융시장의 경우 규모의 경제가 아닌 범위의 경제가 중요한 만큼 손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금융지주사가 높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금융지주사 가운데 NH농협지주는 이미 손보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어 KB금융지주나 한국금융지주가 인수할 경우 높은 시너지가 예상된다”며 “기존 생보사나 손보사의 경우 RBC(지급여력) 비율 부담이 있어 인수를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LIG투자증권도 매물로=LIG손보가 지분 전량과 경영권을 처분하면서 사실상 LIG투자증권도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된다.
LIG손보는 LIG투자증권의 지분 82.25%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LIG손보가 매각되면 자회사인 LIG투자증권도 함께 매각될 수밖에 없다.
LIG손보와 달리 LIG투자증권은 매물로써 특별한 강점이 없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중론이다. 따라서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는 기업이 함께 인수하거나 분리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윤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IG투자증권의 경우 영업용순자본 규모를 감안할 때 기업 가치가 1500억원 수준”이라며 “자본금도 작고 자산도 작은 뚜렷한 강점이 없는 중소형 증권사로 매수자 입장에서 큰 매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형사인 우리투자증권을 제외하면 중소형사 가운데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도 매물로 나온 상황으로 분리매각을 한다고 해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