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SRI(사회책임투자) 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SRI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6.26%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4.66%)를 1.6%포인트 앞선다.
펀드별로는 ‘우리프런티어지속가능기업SRI’이 9.13%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신한BNPP Tops아름다운SRI’(8.73%), ‘HDC좋은지배구조’(7.43%), ‘KTBGREATSRI증권상장지수’(7.32%),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6.90%), ‘대신행복나눔SRI’(6.79%) 등이 우수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새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주요 화두로 내세운 것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지배구조의 투명성이 더욱 강조되면서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남양유업 사태로 촉발된 ‘갑의 횡포’로 인해 상반기 잠시 휘청였지만 탄탄한 밸류에이션을 바탕으로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녹색 성장에너지 관련주에 투자하는 해외 SRI펀드는 8.82%를 기록하며 벤치마크(해외주식형펀드 3.66%)를 5.16%포인트나 앞서고 있다.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19.16%), ‘우리퓨쳐에너지’(12.59%),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12.54%), ‘산은S&P글로벌클린에너지’(12.01%), ‘미래에셋글로벌대체에너지’(10.83%) 등이 10%가 넘는 수익률로 선전하고 있다.
해외 SRI펀드의 경우 퍼스트솔라(글로벌 태양광 업체), 베스타스윈드시스템(풍력발전용 터빈 생산업체) 등 대체에너지 관련주 편입 비중이 높다. 미국 경기개선 기대감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체에너지 산업육성 공약 등으로 해당 종목 주가들이 급등하면서 펀드 역시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사회책임투자는 기업, 기관뿐만 아니라 ‘큰손’ 국민연금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은 2006년 기금 일부를 자산운용사에 위탁운용하는 방식으로 사회책임투자를 시작했다. 그 규모가 꾸준히 늘어 3월 말 현재 투자규모가 5조5390억원에 달한다. 연기금과 공모펀드 등을 포함한 사회책임투자 시장 전체 규모인 7조5000여억원의 73% 이상이 국민연금기금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나 유럽 등 SRI 투자가 활성화된 국가에서는 기업에 요구하는 사회적 기준 자체가 매우 엄격하다”며 “초기 단계인 국내의 경우 아직 대기업(대형주)이 대부분이지만 SRI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어 향후 투자(pool)도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RI펀드란? 기업의 사회 기여도를 평가해 일정 기준을 충족한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다. 일반적으로 환경(E)과 사회(S), 지배구조(G) 등 ESG가 종목 선택의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