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새 전략 ‘프리미엄’]“경기 침체엔 럭셔리 세단을 팔아라”

입력 2013-11-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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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토요타·BMW… 기술력 수준 보여 낙수효과 기대

자동차업체에 ‘프리미엄 제품’은 회사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경우가 많다. 프리미엄 제품은 해당 기업의 기술력 수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업체로서도 프리미엄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비싸면서 사양이 뛰어난 고급 세단이 잘 팔리면 그 인기가 하위군 차량에 번지는 낙수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선두에서 고급차가 이끌고 후미에서 중저가 차량이 받쳐주면 완성차 업체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과거 판매가 부진해지자 대형세단 ‘SM7’의 판촉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당장은 중형·준중형 차들이 많이 팔렸다. 그러나 회사의 수익성이나 장기 성장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았다.

9년 동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역임한 뒤 올해 9월 르노삼성 영업본부장으로 옮긴 박동훈 부사장은 이 같은 점을 꼬집었다. 그는 최근 “SM7이 장점이 많은 차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홀대했다”며 “현대자동차가 국내 시장에서 지금처럼 잘할 수 있는 것은 ‘에쿠스’가 꼭대기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기에도 고급세단의 판촉을 약화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르노삼성은 최근 심기일전하고 SM7은 물론 ‘SM5’, ‘SM3’, 전기차 ‘SM3 Z.E.’의 흥행 몰이에 나서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불황에 되레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전략을 강화하기도 한다. 경기 변동에 휘둘리지 않는 고수익 계층에 대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전략이 통하면, 회사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이미지도 높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는다.

현대자동차가 이달 26일 ‘신형(2세대) 제네시스’를 국내에 출시하는 것도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행사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행사에 무게를 실으면서 제네시스 품질, 나아가 향상된 현대차의 품질을 대내외에 알리는 발판으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신형 제네시스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성공적으로 론칭한다면 현대차의 품질과 성능 평가가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들도 국내에서 고급차종 판매를 늘리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수입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BMW는 9월 ‘뉴 5시리즈’ 9종을 한꺼번에 출시했다. 뉴 5시리즈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성장 추이를 가름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미쳤다. 뉴 5시리즈 대기 수요로 9월 수입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5% 성장에 그쳤다. 그러나 뉴 5시리즈 물량이 확보된 10월에는 수입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 성장하며 한 달 만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회복했다.

토요타는 10월 플래그십 세단 ‘아발론’을 국내에 선보이며 대형세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아발론은 1995년 북미시장에서 토요타를 대표하는 세단으로 첫 출시됐다. 이번에 국내에 판매되는 모델은 지난해 11월 미국시장에서 출시된 4세대 모델로 V6 3.5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아발론은 고대 켈트 신화에서 아더왕이 전투를 치른 후 ‘상처를 치유하러 갔던 낙원’을 뜻한다. 차명의 유래처럼 아발론은 토요타가 2000년대 중반 국내 시장에서 독일 브랜드를 앞섰던 시절을 재현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외에 최근 출시된 지프의 ‘뉴 그랜드 체로키’, 닛산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쥬크’ 등이 수입차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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