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쌀 생산량이 423만톤을 기록, 4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지속적인 재배면적 감소에 기상 악화까지 겹쳐 32년 만에 가장 적었던 지난해 보다 5.6% 늘어난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 쌀 작황이 수급균형을 이루는 적정 수준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또 농가의 벼 출하도 원활하게 진행돼 산지쌀값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쌀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현백률(현미를 쌀로 환산하는 비율) 9분도(92.9%) 기준으로 작년(400만6000톤) 보다 22만4000톤(5.6%) 늘어난 423만톤이었다.
이로써 쌀 생산량은 4년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대풍년으로 2008년(484만3000톤), 2009년(491만6000톤) 2년 연속 크게 늘다가 2010년 429만5000톤, 2011년 422만4000톤, 2012년 400만6000톤으로 3년 연속 내리막을 타다 올해 420만톤대를 회복한 것이다.
이는 벼 재배면적(83만3000ha)은 작년(84만9000ha)보다 1.9% 줄었지만 단위면적(10a)당 생산량이 473kg에서 508kg으로 7.4% 늘어난 데 힘입은 바 컸다. 단위면적 당 생산량이 늘어난 것은 벼 낟알이 익기 시작하는 등숙기(登熟期)인 9월 상순에서 하순까지 일조시간 증가, 일교차 확대 등 기상 여건이 양호한 데 따른 결과다. 등숙기 초기 볼라벤 등 태풍으로 벼 이삭이 말라죽는 ‘백수효과’가 나타나 전남, 전북, 충남 지역에 피해가 상당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태풍의 피해도 거의 없었다. 실제 올해 풍·수해 피해를 본 논은 전체의 1.3%에 그쳤다. 지난해 18.3%의 논이 피해를 입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시도별 생산량은 충남이 82만4000톤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남(82만3000톤), 전북(68만1000톤) 순이었다. 단위면적(10a) 당 생산량은 충남이 543kg으로 가장 높았고, 전북(537kg), 경북(527kg)이 그 뒤를 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의 쌀 작황이 내년 신곡수요량이 419만1000톤 정도임을 감안하면 수급 균형을 이루는 적정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또 37만톤의 공공비축미 매입과 농협·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의 186만3000톤(쌀 기준)의 벼 매입 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돼 산지쌀값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kg 당 17만423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5% 높은 수준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공공비축미 매입량은 13일 기준으로 16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9000톤)에 비해 24% 많은 수준”이라며 “미국종합처리장 등도 작년보다 매입 계획량을 13만톤 늘리는 등 매입실적도 좋아 벼 출하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