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하나UBS자산운용의 주식운용총괄(CIO) 사령탑에 오른 김영기 상무의 포부다.
김 상무는 일반 주식형펀드와 헤지펀드 운용을 전담한다. 그동안 다소 침체됐던 하나UBS자산운용의 주식형펀드 성과도 김영기 상무가 투입된 이후 크게 개선됐다.
하나UBS자산운용에 따르면 김 상무 영입 이후 개인연금, 블루칩바스켓 펀드 등 회사 전체 주식형 성과는 최근 3개월 기준 업계 전체 공모 주식형 중에서 상위 10% 수준에 진입했다. 함께 운용 중인 개인연금펀드는 상위 5% 수준에 진입해 성과 개선이 두드러졌다(2013년 11월 8일 기준 최근 3개월간, 출처 제로인).
본래 하나UBS자산운용의 전신인 대한투신 출신인 그는 업계 내 베테랑 펀드 매니저로 명성이 높다. 업계에서도 그의 친정 컴백이 하나UBS운용의 펀드 명가 재건을 위한 본격적 작업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김 상무 컴백과 함께 과거 대한투신 출신인 동료 오현정 NH-CA운용 매니저도 하나UBS로 컴백했다.
김 상무는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의 강점은 대한투신 때부터 이어온 국내 투신 1호로서 단기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펀더멘털 베이스로 일관성을 유지한 운용 철학에 있다”며 “다른 운용사들은 단기 성과에 급급할 수 있지만, 일관되게 운용할 수 있는 업력과 합작 파트너인 하나금융의 든든한 마케팅 채널, 여기에 글로벌 UBS자산운용의 시너지까지 더해 대형주 위주의 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데 제격”이라고 말했다.
하나UBS운용은 대형 은행지주사인 하나금융을 기반으로 하나은행, 하나대투증권 채널에 외환은행 채널까지 확보하면서 여타 운용사보다 판매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여기에 자산배분 전략 명가인 UBS글로벌의 네트워크까지 더해, 증시가 출렁일 때 고객들의 니즈에 알맞은 다양한 자산배분 스타일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까지 지녔다.
좋은 브랜드와 인프라를 갖춘 모회사 시너지까지 지닌 하나UBS자산운용에서 젊고 유능한 후배들과 합심해 펀드 명가로 거듭나겠다는 김 상무의 포부를 이투데이가 들어봤다.
◇ 대표 주식형펀드 성과 개선에 올인
김 상무는 중장기적으로 주식형펀드의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무리한 신상품 출시보다는 벤치마크(BM)를 웃도는 안정적 중장기 성과 유지에 올인한다는 것.
김 상무는 “기존 대표펀드인 하나UBS인베스트연금펀드와 하나UBS블루칩바스켓펀드의 수익률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려 펀드 규모를 키울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하나UBS인Best연금저축펀드’는 설정액이 1조7144억원에 달하는 업계 최대 연금저축펀드다. 실제 운용업계 연금저축펀드 총 규모가 5조6576억원인데 이 중 ‘하나UBS인Best연금저축펀드’는 M/S의 30.3%를 차지하고 있다(2013년 10월말 기준).
김 상무는 “개인연금제도가 도입된 1994년부터 18년간 개인연금펀드를 운용해 온 저력으로 고객들의 중장기 펀드 수익률에 심혈을 기울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펀드 운용 시 가장 중시하는 지표는 기업실적과 더불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주변국들의 동향이다.
김 상무는 “과거에는 선행지수를 유심히 살폈지만, 지금은 글로벌 증시 커플링이 심화되고 외국인들 매수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등 주변국 동향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며 “따라서 최근엔 미국 고용지표, FOMC 금리정책을 비롯해 수출, 투자, PMI지수 등 중국 경기 데이터를 운용 시 참고한다”고 언급했다.
가장 중요시하는 기업실적과 관련, 내년도 환율 변동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 2014년 증시 박스권 탈피, 경기민감주 유망
최근 외국인 매수세 둔화 등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김 상무는 내년도 증시 전망과 관련해 일단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김 상무는 “11월 말까지 단기 급등에 따른 쉬어가는 구간이 지속될 수 있지만, 연말을 기점으로 2014년도는 박스권 돌파 기대감이 높다”며 “이에 따라 내년도 경기 회복 기대감의 수혜가 높은 경기민감 업종 그리고 다소 부진했던 내수주를 주목하라”고 밝혔다.
부진한 내수업종 수혜주로 그가 주목하는 섹터는 유통, 은행, 건설주다.
다만 글로벌 증시를 이끌었던 자산 유동화 축소 여부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상무는 “기업실적 측면에선 환율이 복병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이 동반된 원화절상은 주식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상무는 내년도 경기 회복이 전제가 된다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다시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최근 일반주식형 펀드의 지속적 환매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형 운용사들의 일임주식형 기관자금 유입으로 일부 운용사들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리테일 자금은 줄었지만 연기금, 변액 보험사들이 맡긴 일임펀드 규모가 늘어나 펀드시장은 질적으로 변화 중인 단계”라며 “과거 대세가 주식형, 채권형 펀드였다면 앞으로 해외투자, ETF 성장세가 높아지며 펀드 투자 형태의 다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에 대한 조언으로 그는 “너무 단기적 관점에서 펀드 투자를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성장 기업에 대한 중장기 투자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