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자신의 딸 성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11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울산 A고교에서 교사로 근무했던 B씨(47)는 올해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 딸의 국어, 수학, 사회 등 3과목 성적을 조작한 혐의로 울산 남부경찰서에 고발됐다. 성적 조작은 지난 9월 초 이 학교의 한 학부모가 B씨 딸의 과목별 서술형 평가 점수와 지필고사(객관식) 점수 차이가 너무 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고교는 자체 조사에 착수해 B씨와 C씨(44)가 성적 조작을 공모한 정황을 밝혀냈다. 학교 측은 OMR카드를 읽는 기기에 저장돼 있는 답안지 이미지 파일 필체가 B씨 딸의 필체와 달랐으며 시험 감독교사의 인장 위치도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학교 시험성적 전산처리실에서 새 OMR 답안지에 B씨 딸의 이름을 쓰고, 빼돌린 감독교사 인장을 답안지에 찍은 뒤 정답을 마킹한 것으로 학교 측은 보고 있다. 이 같은 성적 조작으로 B씨 딸의 수학 지필고사 점수는 74.9점, 사회는 92.6점을 기록했다. B씨 딸의 수행평가 점수는 수학 46점, 사회 35점으로 지필고사와 큰 차이를 보였다.
학교 측은 B씨와 C씨를 의원면직(사표) 처리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이들을 성적 조작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B씨 딸은 다른 학교로 전학 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