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 시장이 휘청거리는 가운데 중국의 금 수요는 이어질 전망이다.
홍콩 소재 금과 귀금속 보관ㆍ수송 전문업체인 말카-아미트글로벌이 이달 중국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 내에 2000t의 금괴를 저장할 수 있는 금고를 개설했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COMEX 부문에서 지난 9일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8% 하락한 온스당 1284.60달러로 지난달 1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출구전략 우려에 금값은 올들어 23% 떨어지면서 13년래 첫 하락세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말카-아미트는 중국의 연간 금 소비량의 두 배 이상에 이르는 규모의 금괴창고를 열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금괴창고가 보관하는 금 규모는 가격으로 따지면 827억 달러(약 88조2100억원)에 달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말카-아미트는 중국의 금 수요 증가에 베팅하고 있다는 평가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금 수요는 전년보다 29% 늘어난 1000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인도를 누르고 세계 최대 금 소비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제 금값의 하락세와 주민 소득증가가 중국의 금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필립 클랩위즈크 프레셔스메털인사이트 전무이사는 “이런 시설(금괴창고)은 중국 금 시장의 성장에 크게 표를 던진 것”이라며 “중국의 금 수요는 매우 강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하이 자유무역구 내에 금괴창고가 개설됐다는 의미는 글로벌 금 수요 추세가 미국과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HSBC홀딩스는 현재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이 전 세계 금 수요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 2004년의 35%에서 높아진 것이다.
중국과 아시아의 견실한 수요에도 골드만삭스와 크레디트스위스 등 전문기관의 금값 전망은 비관적인 편이다.
블룸버그의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내년 3분기에 금값이 온스당 1175달러 선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금값이 지난 2010년 수준으로 후퇴한다는 의미라고 통신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