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기상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태풍인 ‘하이옌’으로 인해 최소 1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외신은 9일 필리핀 민항청 관계자를 인용해 태풍 피해지역의 한 도시에서 숨진 주민의 시신이 상당수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전날 하이옌의 직격탄을 맞은 중부 레이테 섬의 타클로반 주변 도로에서 100여구의 시신이 확인됐으며 100명이 부상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GMA방송도 레이테 섬의 팔로와 타클로반 등지에서 적어도 53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특히 팔로 지역의 한 부두에서는 최소한 20명이 물에 휩쓸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부근 도로에도 숨진 시신 10구가 발견됐다. 그러나 이들 지역이 고립된 상태여서 피해상황이 즉각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현재 필리핀 현지에서는 정확한 피해현황이 집계되고 있진 않지만 당초 사망 4명, 부상 7명에서 최소 100명이 숨지고, 부상자도 수백명이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인근 지역 주민 약 72만명이 긴급 대피했다. 세부나 보라카이 해변도 태풍의 영향권에 포함돼 관광객들도 급히 휴가를 중단하고 돌아갔다.
당초 필리핀 정부는 "전쟁 준비 수준의 대비를 마쳤다"며 주민들을 안심시켰지만, 태풍의 위력이 예상보다 강력해 피해를 막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에 따르면 태풍 '하이옌'의 순간 최대풍속은 시속 379km에 이른다. 이전까지는 지난 1969년 미국 미시시피에 상륙한 허리케인 '카미유'가 시간당 풍속 305km로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남긴 1979년 태풍 '팁'도 순간 최대풍속이 시속 305km였다.
기상청은 "하이옌이 시속 40km의 빠른 속도로 북서진하고 있으며 9일 중 필리핀을 빠져나가 남중국 해상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