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헤르만 반 롬퓌이 유럽연합(EU) 상임의장 등과 정상회담을 하고‘한-EU 수교 50주년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이번 공동선언은 한국과 유럽연합(EU) 양측간 협력 방안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발전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2년 전 발효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을 양국간 협력을 견인하는 원동력으로 평가하면서 ‘완전한 이행 촉구’를 명시했다.
공동선언에는 2010년부터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한국과 EU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협력 분야를 지역과 국제 이슈로 확대하자는 미래협력 비전이 담겼다.
FTA에 대해서는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다주면서 양측간 협력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돼왔다”며 “양측간 협력의 범위는 계속 확대돼 왔으며 우리는 FTA의 완전한 이행을 통해 양측간 교역과 투자를 계속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엔 한·EU FTA 적용 대상을 올해 7월 EU에 새로 가입한 크로아티아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크로아티아산 상품에 대해 한·EU FTA 특혜관세를 올해 7월 1일부로 소급 적용하고 크로아티아 서비스 시장도 추가로 개방해 나가기로 했다.
또 한국과 EU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돕기 위한 양측 간 논의 창구로 내년부터 차관급인 ‘한·EU 산업정책 대화’도 신설하기로 했다. 창조경제와 관련해서는 ICT, 나노기술, 에너지 분야에서의 주요사업을 촉진하기 위한 공동연구와 혁신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을 합의했다.
양 정상은 아울러 북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면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현존하는 핵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동북아 지역정세에 대해선 “대한민국은 유럽에서의 평화와 안보 구축과정에 있어 EU가 수행해온 역할과 아시아지역에서의 유용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EU측 의지를 평가한다”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및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한 EU 측의 환영을 담았다.
내년 중엔 ‘동북아평화협력 관련 한-유럽연합 공동세미나’와 ‘한-유럽연합 사이버안보협의회’ 등도 열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양측은 1963년 수교이래 지난 50년간 교역규모를 1000억 달러로 확대하고 아시아국가 중 최초로 2010년 전략적동반자관계를 수립하는 등 우호관계를 심화해왔다”며 “이제는 공존공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성숙한 동반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롬퓌이 상임의장은 “양측이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양측 관계 발전의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일정을 마지막으로 6박 8일 간의 프랑스, 영국, 벨기에 순방을 마치고 9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