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내년 중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 시점에 한국 외환시장에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 위원은 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센터 하반기 정책심포지엄에 토론자로 나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빠르면 연말도 되겠지만 내년 3~4월 이야기가 나온다"며 "내년 중으로 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과 밀접한 일본이 내년까지도 계속 양적완화를 해나가는 상황이 되면, 선진국 간의 출구전략 시차 차이로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이 부분은 환율을 통해 우리에게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위원이 말하는 환율혼란이란 미국이 양적완화로 푼 돈을 거둬들이며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는 와중에 일본의 돈 풀기가 겹치는 현상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엔화가 빠르게 절하되며 한국 외환시장에도 상당한 요동이 예상된단 얘기다.
문 위원은 "단기금리가 움직이며 엔-케리 트레이드가 대폭 일어날 수도 있다"고도 우려했다. 엔-케리 트레이드는 저렴한 엔화를 빌려 한국 등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이 자금이 한국에 들어오며) 환율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모니터링을 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원화 보유를 늘린다고 하는데 장기적으로 환율이나 달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고민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문 위원은 " 한국의 채권시장에서 외국자본이 소폭 빠져나가는 것도 실제론 현물시장에만 해당한다"며 "특히 이들은 만기에 다다라 재투자를 하지 않은 경우에 속한다며, 미국의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유출이 아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