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에 대한 국정감사가 지난 1일 종합감사로 마무리됐다. 동양사태의 주역들이 국감내내 의원들로 부터 강한 질타를 받았다. 여야는 동양사태를 동양그룹의 부도덕성과 금융당국의 부실 관리·감독이 만들어낸 합작품으로 보고 신제윤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최수현 금감원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이혜경 부회장을 집중 추궁했다. 여기에 한국은행, 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도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밀실회의 논란을 일으킨 청와대 서별과 회의는 진실공방에 이어 ‘동양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낳는 등 이번 국감에서 최대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수장들은 청와대의 동양그룹 대책회의에 참석해 놓고도 이를 부인하다 번복해 위증시비를 낳기도 했다.
이날 신 위원장은 정호준 민주당 의원이 “지난 국감에서 서별관 회의에 참석했지만 동양 관련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지적하자 “그렇지 않다. (회의)참석 여부를 질문받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반면 최 원장은 “청와대 관계자를 만난 적이 없다”는 기존의 말을 바꿔 청와대 서별관에서 조원동 수석과 홍기택 산은회장 등을 3번 만나 동양 사태와 관련해 논의한 사실을 시인했다.
이처럼 이번 국감으로 동양사태에 대한 책임자들은 명확하게 드러났다. 예보는 지난 2011년 1월 동양증권의 불완전판매 가능성과 투자자의 소송 가능성 등이 포함된 보고서를 만들어 금감원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기택 회장은 동양증권 사외이사 경력이 논란이 돼 한 바탕 곤혹을 치렀다.
금융당국의 책임론에 더해 정부의 동양그룹 봐주기 의혹과 밀실회의 위증 논란 등 양파 껍질 벗기듯 동양사태 문제가 드러났다.
그러나 향후 피해자 구체 및 재발 방지대책 등 꼭 필요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동양그룹 경영진부터 금융당국 수장들까지 모두 “책임을 통감한다”는 발언을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의원들도 관련자에 대한 책임 여부와 피해 구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앞서 시민단체들이 관련자들의 공식사과와 함게 법적 처벌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배상액이 손실액의 3분의 1선도 안되는 등 사후대책이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는 상황이지만, 국감에선 원론적으로 사태 책임자만 추궁하고 막을 내렸다”고 말했다. 동양그룹 피해자 대책협의회는 국감 직후 동양그룹 본사 앞에서 이번 사태는 조직적으로 기획된 사기 행위라며 구체적인 보상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