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수시인사를 한 지 25일 만에 또 다시 깜짝 인사를 진행,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는 올해 1월 실시한 정기인사 보다 2개월여 앞당긴 것으로, 재계를 통틀어 가장 먼저 진행됐다. 일각에서는 이재현 회장 부재 상황에서 조직 기강을 세우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CJ그룹은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201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CJ그룹은 이달 4일 지주회사인 CJ 대표이사를 이관훈 사장에서 이채욱 CJ대한통운 부회장으로 교체하는 등 이례적인 수시인사를 실시한 바 있다.
CJ는 변동식 CJ오쇼핑 공동대표, 강석희 CJ(주) 경영지원총괄 겸 CJ E&M 대표이사를 총괄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91명의 인사를 진행했다. 총괄부사장 2명을 비롯해 부사장 1명, 부사장대우 6명, 상무 26명, 상무대우 20명 등 총 55명에 대한 승진인사가 이뤄졌다. 또 CJ제일제당 신현수 부사장대우를 미국 CJ푸드 법인장으로 이동시키는 등 36명의 임원을 전보 발령했다.
그룹 측은 “그룹 이재현 회장의 부재에 따른 실적 부진을 감안해 내실 경영을 강화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며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성과주의 인사 원칙도 철저히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에 교체되거나 공동 선임 된 계열사 신임 경영진 6명 가운데 CJ프레시웨이 강신호 대표, CJ헬로비전 김진석 대표, CJ푸드빌 정문목 대표 등 3명은 경영 및 운영 총괄 업무를 해 온 2인자 자리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또 CJ대한통운 신현재 대표와 CJ오쇼핑 변동식 대표는 기존 대표이사와의 역할 분담을 통해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성과주의 인사 원칙은 계열사별 임원 승진자 명단에도 극명하게 적용됐다.
올해 좋은 실적을 낸 CJ E&M 게임사업 부문에서는 상무 2명, 상무대우 2명 등 4명의 승진자가 나온 반면, 부진한 바이오사업 부문에선 1명 만 배출됐다. 바이오사업 부문은 매년 6명 내외의 승진자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었다.
젊고 유능한 인재의 발탁도 두드러졌다. 이번에 승진한 신규 임원 20명 가운데 1970년 이후 출생자(만 43세 이하)가 10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승진자 가운데 여성임원은 CJ(주) 노혜령 홍보기획담당 상무와 CJ E&M 영화사업부문 권미경 한국영화사업본부장(상무대우) 등 2명이었다. 특히 권미경 본부장의 경우 여성이자 마케터 출신으로는 처음 한국영화 투자와 마케팅을 총괄하는 임원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