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산교타임즈 특약] 40-② 위기의 일본 반도체 업계, 자동차산업기기서 활로 찾아라

입력 2013-10-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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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정보제공업체 IHS 분석…최대 고객 컴퓨터 시장 한계

컴퓨터와 가전시장의 부진으로 위기에 처한 일본 반도체 업체. 자동차와 산업기기 시장에서 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장정보제공업체인 IHS는 이같이 주장하고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자동차 및 산업기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업계 입장에서는 컴퓨터 업계가 최대 고객이다. 하지만 컴퓨터 시장은 태블릿PC의 대두로 위축되고 있는 추세여서 한계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에만 의존하는 것도 안전한 것은 아니다. 일본 도시바의 NAND 플래시, 엘피다의 모바일 DRAM을 제외하면 일본 반도체 업계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스마트폰의 대두로 대량의 ASIC 수요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애플의 아이폰, 삼성전자의 갤럭시 등 2대 기종은 삼성의 ASIC를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ASIC 수요 대부분은 향후 특정 용도 표준제품(ASSP)으로 이행, 스마트폰의 단가를 더 낮출 가능성이 높다.

IHS는 ASSP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시장에 대한 고도의 시스템 노하우라고 말한다. 일본 전자기기업체들은 디지털 AV 등의 가전에 대부분 ASIC를 채용하고 있지만 저가 ASSP를 앞세운 경쟁사들의 가격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반도체 업계에서는 “우리도 ASSP를 강화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지만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에 쫓기는 현재로선 새로운 노하우를 구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분야별 ASSP 출하 동향을 보면 무선 통신용이 성장하고 있는 반면 자동차용과 산업용 수요는 정체된 상태다. IHS는 이것이 일본 기업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반면 마이크로컨트롤러(MCU)의 사정은 다르다. MCU의 분야별 출하 동향을 보면 자동차 및 산업용 수요가 상대적으로 크다. 특히 32바이트 MCU의 수요가 늘어난 만큼 지금까지 고급 MCU로 재미를 봐왔던 일본 기업 입장에서는 이같은 추세를 감안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IHS는 지적했다.

자동차와 산업기기 분야에 초점을 맞춰 사업 전략을 세울 때 주의할 것은 ARM의 대두다. 그동안 32바이트 MCU라 하면 각사의 오리지널 MCU가 당연했지만 최근에는 ARM을 핵심으로 한 MCU 제품이 시장에 투입되고 있다. 이러한 ARM 코어 자체에서의 차별화는 쉽지 않다. 따라서 각 MCU 업체들은 ARM 코어를 사용해 무엇을 할지, 어떤 소프트웨어를 채용할지 등 ‘ARM 사용법’에서 차별화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일본 MCU 메이커들이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점으로 지적됐다. 예를 들어 르네사스테크놀로지는 히타치, 미쓰비시, NEC 등 원래 MCU에서 강한 3사가 통합해 생긴 회사로 현 시점에서 MCU 점유율도 전세계 1위다. 그러나 3사가 통합하기 전에 비하면 MCU 점유율은 계속 떨어지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성장 시장인 자동차 및 산업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이에 맞는 전략을 서둘러 세울 필요가 있다.

다만 후지쯔의 경우 MCU 및 아날로그 IC 사업을 미국 스팬션에 매각, 이를 계기로 기존 고객 일부가 이탈하기 시작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원래 후지쯔의 MCU는 자동차용 위주였지만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사업재편의 후유증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MCU를 주축으로 한 일본 기업이 자동차 및 산업용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를 실현하면 품질과 신뢰를 중시하는 고객의 요구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지만 이 분야에서 강점을 살리지 못하면 중장기적인 미래는 어두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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