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그룹은 ‘자원블랙홀’ 중국의 발전을 배경으로 고속 성장한 상품 거래 전문 기업이다.
지난 1987년 설립돼 역사는 일본의 종합상사나 유럽의 업체들에 비해 매우 짧지만 빠른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5위권의 원자재 기업으로 성장했다.
노블그룹은 1990년대 초 순이익이 연평균 150%씩 증가했다. 2001년 이후에도 10년간 연평균 43%의 매출 증가세를 유지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이 같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1994년 홍콩증시에 상장했지만 2년 후 상장 폐지하고 1997년 다시 싱가포르증시에 상장했다.
본사가 홍콩에 있지만 싱가포르에서 다시 상장한 이유는 싱가포르가 글로벌 원자재 허브 거래로, 노블그룹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노블그룹은 지난 2007년 포브스의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첫 진입했고 2008년에는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에 349위로 처음 순위에 들었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생소한 기업이나 국부펀드 등 전문투자자들은 원자재 시장의 큰손인 노블그룹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지난 2009년 노블그룹 지분 15%를 약 8억5000만 달러에 매입했다.
우리나라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도 2011년 노블그룹 지분 5930만주를 사들였다.
2004년 중국 대두산업의 위기는 노블그룹에 커다란 기회를 줬다는 평가다. 당시 중국은 콩기름값 폭락으로 430여개에 달하는 대두 가공공장이 문을 닫는 등 큰 위기를 맞았다. 중국 정부는 대두 가공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시장을 개방했다. 노블그룹은 충칭과 산둥, 광시 등에서 대두공장을 앞다퉈 사들였다. 카길 등 글로벌 대기업과 경쟁해야 했지만 현지 지방정부와 인맥을 구축한 노블은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이후 중국은 다시 대두시장의 문을 닫았으나 이미 많은 기업을 인수한 노블그룹은 현재 중국 대두시장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안정적 지위를 확보했다.
위기를 기회로 보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노블의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원자재 시장의 호황기인 ‘슈퍼사이클’이 끝났다는 관측이 커진 지금 노블그룹이 어떤 행보로 위기를 극복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