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이 최근 5년간 벌어들인 돈은 급증한 반면, 기부금 납부는 인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500대 기업의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기부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년 연속 추적이 가능한 민간 기업 381개사의 작년 말 기준 총 기부금은 1조8136억 원으로 지난 2008년 1조8385억 원에 비해 1.4% 줄었다.
반면 이 기간 매출은 1364조8000억원에서 1754조7000억원으로 28.6% 늘었고, 영업이익은 74조324억 원에서 103조5106억 원으로 39.8%나 급증했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08년 0.135%에서 작년엔 0.103%로 0.03%포인트나 뚝 떨어졌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도 2008년 2.483%에서 작년 1.752%로 더 크게 꺾였다. 특히 작년에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14.5%가 줄었던 2009년 이후 기부금 감소폭이 다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작년 기부금은 1조8136억원으로 2011년 2조485억원에 비해 11.5%나 감소한 것이다.
회사별로는 네이버가 253억원을 기부해 매출액 대비 비율이 1.06%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삼성코닝정밀소재(299억 원) 0.92%, 3위 광주은행(99억 원) 0.85%, 4위 영원무역(88억 원) 0.83%, 5위 삼성중공업(1천105억 원) 0.76%, 6위 두산엔진(81억 원) 0.59%, 7위 경남은행(106억 원) 0.59%, 8위 KT&G(232억 원) 0.58%, 9위 현대홈쇼핑(39억 원) 0.52%, 10위 이랜드리테일(121억 원) 0.51% 등이었다.
기부금 액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역시 삼성전자였다. 작년 총 2353억원을 기부해 2위인 현대중공업(1천329억원)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작년 기부금 규모는 전년(2723억 원)과 비교하면 13.6%나 줄어든 수준이다. 이 기간 매출은 21.9%나 증가해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도 0.17%에서 0.12%로 떨어졌다.
2위인 현대중공업도 작년 기부금이 전년(2972억 원)보다 무려 절반 이상(-55.3%) 쪼그라들었다. 2011년 현대중공업은 삼성전자보다도 250억 원 정도를 더 지출해 재계 1위였다.
3위는 1105억원을 기부한 삼성중공업이다. 전년보다 증가율도 674.4%에 달했다. 삼성중공업의 이 같은 기부금 증가는 태안 기름유출 사고 지역주민 보상 기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어 KT(990억 원) → SK텔레콤(814억 원) → 포스코(740억 원) → 국민은행(731억 원) → 현대자동차(703억 원) → 우리은행(632억 원) → 신한은행(565억 원) 등이 톱10을 차지했다.
톱10 중 작년 기부금을 전년 보다 늘린 곳은 삼성중공업 외에 우리은행(66%), 포스코(11.1%), 국민은행(1.4%), 현대자동차(0.6%) 등 절반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최대 55%까지 줄였다.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러지코리아, 뉴옵틱스, 한국니토옵티칼, 서원, 씨앤에스에너지 등 5개사는 지난해 기부금 지출이 0원이었다.
30대 그룹에서 작년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0.35%를 기록한 KT였다. KT는 작년 한해 993억 원의 기부금을 지출했다. 2위는 660억 원을 기부금으로 사용한 CJ로 매출 대비 비율은 0.32%였다.
이어 현대중공업(2천5억 원) 0.21% → 두산(451억 원) 0.19% → 현대백화점(71억 원) 0.19% → 삼성(5천363억 원) 0.14% → 부영(20억 원) 0.13% → 신세계(191억 원) 0.12% → 한진(266억 원) 0.11% → 대우건설(81억 원) 0.10% 등이 ‘톱10’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