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정성화 "장발장과 내가 하나될 때 온몸 가득 전율을 느꼈다"

입력 2013-10-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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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뮤지컬어워즈·한국뮤지컬대상 등 남우주연상 싹쓸이…연기력 당당히 인정받아

“뮤지컬을 안 했으면 무엇을 했을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네요. 당시 했던 드라마가 행복하지 않았어요. 자신감이 없을 때였죠. 아침드라마 단역 아니면 항상 주인공의 친구 역할 정도만 들어왔어요.”

22일 서울 충무아트홀 내 카페에서 만난 정성화는 드라마 단역으로 전전하던 2002년을 이렇게 회고했다. 뮤지컬을 안 했으면 지금을 상상할 수 없다는 그는 올해 상복이 터진 배우다. 지난 6월 제7회 더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 7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어워즈 ‘올해의 스타상’, 지난 7일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까지 굵직한 시상식에서 뮤지컬 배우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다음날이 어땠느냐고 묻자 그는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영광은 ‘레미제라블’에서 얻은 것이다. 다음날 ‘맨 오브 라만차’ 연습이라고 생각하니까 일종의 교훈이 됐다. 내가 이 영광에 집착하고 과거에 연연하면 안 된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현실에 충실하자는 것이 그가 상을 대하는 태도다.

그가 과거의 영광이라고 했음에도 그에게서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장기 공연과 단일 캐스팅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더블 캐스팅에 많게는 한 배역에 5명까지 캐스팅하는 최근 뮤지컬 풍토에서 이례적인 캐스팅이었다. 캐릭터에 맞는 최적의 배우를 찾기 위한 7개월간의 오디션 기간과 고된 과정이 빚어낸 결과다.

1년여간 장기 공연을 혼자 소화한다는 것은 그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그는 “힘들 때마다 더블 캐스팅이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그러나 끝내고 나니 일종의 훈장과도 같은 작품이 됐다”고 고백했다. 지난 6월 더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을 받았을 때도 인터뷰 요청이 많았다. 그러나 공연의 막바지에 이르러 아무 생각도 안 났다. 상을 받았는데도 기쁘다는 생각보다 남은 공연을 잘 끝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의 머릿속엔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다.

정성화는 2013년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 우뚝 섰다. 그런 그가 보람을 느끼는 것은 상도, 관객의 기립박수도 아닌 몰입의 쾌감이다. 그는 공연이 주는 만족감을 마라톤 선수가 느끼는 러너스하이(Runner’s High·한계점을 극복한 후 느끼는 쾌감)로 표현했다. 정성화는 “공연 도중 내가 극과 한 몸이 될 때가 있다. 아드레날린 수치가 어떤 것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완전히 빠져들었을 때는 전율 그 자체다”고 말했다.

개그맨, 조연 배우, 뮤지컬 배우 등의 수식어를 가진 그가 원하는 타이틀은 배우였다. 영화 ‘댄싱퀸’ ‘500만불의 사나이’ 등에서 틈틈이 조연으로 활약하며 영화계로 연기 스펙트럼의 확장을 노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오는 11월 28일 개봉하는 영화 ‘창수’에서는 꽤 비중 있는 조연급인 상태역을 맡았다. 그는 “뮤지컬 배우로 전념하며 뮤지컬에 뼈를 묻을 생각은 없다”며 “다시 개그맨을 할 생각도 전혀 없다. 지금 무대에서 관객을 즐겁게 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전했다. 이어 “설명이 필요 없는 연기와 설명하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는 손현주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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