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유료방송의 시장점유율 합산규제 반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 대표가 긴급 기자간담회를 챙기는데 이어 KT가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설명회를 여는 등 합산규제 반대입장을 피력하기 위해 다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는 23일 광화문 사옥에서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성낙일 교수를 초청해 '합산규제관련 외부전문가 설명회'를 열고 현재 국회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KT IPTV와 KT스카이라이프의 시장점유율 합산규제 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날 성낙일 교수는 유료방송 시장 합산규제는 케이블TV 방송사업자(SO)에 대한 특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 교수는 "국회에서 추진 중인 시장점유율 합산규제는 실제로는 후발사업자인 KT의 영업활동을 제한해 선발사업자를 보호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여론의 다양성을 저해하고 경쟁활성화를 지연시켜 유료방송의 디지털전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는 KT IPTV와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 서비스를 합쳐서 시장점유율을 규제하는 '합산규제' 법안 제정을 추진 중이다. 현행 IPTV특별법에 따르면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은 특정 사업자가 전체시장의 3분의 1을 초과할 수 없다. 특히 이 규정의 범위는 IPTV 사업자에 한정하고 있으며 위성방송사는 포함하지 않는다. 결국 유료방송인 위성방송까지 시장 점유율 규제하는 것이 이 법안의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KT IPTV와 KT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을 합산해 규제를 받게 된다.
KT는 이날 전문가를 앞세워 유료방송 규제 확대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기 앞서 이미 여러 차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지난달 25일 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이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합산규제 반대를 주장했고 이달 열린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도 문 사장이 이 문제에 대한 법안통과에 강력하게 반대한 바 있다.
KT가 시청점유율 합산문제에 대해 이처럼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최근 이 문제를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어서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유료방송인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이 각각 다른 법으로 규제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동일 규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규제방식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과 권은희 의원 역시 이 법안의 통과를 촉구했다.
이에 문 대표는"합산 규제를 하면 케이블TV을 장악한 재벌 기업에 반사 이익이 돌아가고 시청자는 선택권을 제한받을 것"이라며 "케이블TV 자체 점유율에 문제가 있다면 그 쪽을 제한하는 게 맞지, IPTV와 합산하는 것은 시장규제에 덫을 놓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