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갑부인 리카싱이 기업공개(IPO) 가뭄에 시달리던 아시아증시에 모처럼 단비를 내릴 전망이다.
리카싱의 허치슨왐포아는 헬스ㆍ뷰티 부문 유통업체인 A.S.왓슨(Watson)그룹을 분사해 IPO를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IPO 규모는 최대 130억 달러(약 13조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에 따르면 왓슨 IPO는 지난 2010년 AIA그룹의 204억 달러 IPO 이후 아시아증시의 3년래 최대 규모 IPO가 될 전망이다.
홍콩증시 상장기업인 허치슨왐포아는 산하 슈퍼마켓 체인인 파크앤샵(ParknShop) 매각 계획을 포기하고 나서 왓슨 분사로 초점을 돌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왓슨은 전 세계 33국에 1만10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의 소매 브랜드인 슈퍼드럭과 독일의 로스만 등도 왓슨 소유다.
스티븐 륭 UOB케이히언 이사는 “허치슨왐포아는 파크앤샵 매각 실패에 따른 실망감에 단기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그러나 왓슨 분사는 장기적으로 허치슨에 더 좋은 선택지다. 왓슨은 더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말했다.
허치슨은 아직 왓슨의 분사 시기와 IPO 장소 등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지 않았다.
CS는 “만일 허치슨이 지분 49%를 내놓는다면 왓슨의 시가총액은 최대 2010억 홍콩달러에 이를 수 있다”며 “왓슨은 여러 다양한 지역에서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왓슨 분사는 홍콩 자산을 매각하고 유럽에 좀 더 투자하려는 리카싱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리카싱은 유럽 내 통신과 전력 사업 투자를 확대해왔으며 허치슨왐포아에서 홍콩 전력사업부문을 분사시킬 계획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JP모건의 루시 리우 애널리스트는 “허치슨왐포아의 소매사업 부문 순이익 증가율은 앞으로 2년간 연 10%를 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유럽의 통신사업은 20~35%의 증가율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리카싱은 294억 달러 재산으로 아시아 1위 부호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