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사상 초유의 국가부도 사태를 면하게 됐다. 의회가 예산안과 부채한도 증액안에 합의하면서 연방정부 폐쇄를 의미하는 ‘셧다운’ 사태와 함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해소했다.
미국 상원은 16일(현지시간) 연방정부가 폐쇄된 지 17일 만에 다시 문을 열어 내년 1월 15일까지 현재 수준에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한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81 반대 18로 통과시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상원은 또 국가 부채 상한을 새로 정하지 않고 긴급 조치를 통해 내년 2월 7일까지 끌어 쓸 수 있게 한 부채한도 증액안도 통과시켰다.
존 베이너(공화당) 하원의장은 상원 표결에 앞서 성명을 내고 “상원안에 대한 투표를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협상에 끌어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웠다”면서도 “협상을 막는 것은 이런 싸움의 일부가 아니다”고 전했다.
베이너 의장은 공화당 소속 의원들에게 상원 합의안에 찬성표를 던지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오하이오주 지역 방송 등을 통해 “우리(공화당)는 잘 싸웠으나 당장 이기지는 못했다”라며 오바마 대통령과의 예산 전쟁에서 패배했음을 시인했다.
공화당은 이달 시작한 2014회계연도 예산안과 부채 상한 재조정안을 놓고 건강보험개혁안인 ‘오바마케어’의 시행 유예와 재정적자 감축 방안 등과 연계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 및 민주당과 맞섰으나 어떤 목표도 이루지 못한 채 지지율만 떨어진 셈이 됐다.
그는 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해 앞으로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날 합의안이 예산 및 재정 현안 처리를 내년 초까지 한시적으로 뒤로 미루는 미봉책이라며 내년 초 다시 위기가 고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디폴트 위기 위기 해소에 주식시장은 강세로 반응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205.82포인트(1.36%) 상승한 1만5373.83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5.42포인트(1.20%) 오른 3839.43으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3.48포인트(1.38%) 뛴 1721.54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17일 오전 9시 2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2.95포인트(0.64%) 오른 2048.56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2052.44까지 오르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은 35거래일째 ‘사자’를 이어가며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 진행된 34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이날까지 사들인 매수 규모만 11조8500억원에 달한다. 규모 역시 사상 최대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5원 내린 1066.0원으로 개장한 뒤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