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경제 양성화를 표방한 박근혜 정부가 오히려 지하경제를‘활성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년간 80~90%대를 유지하던 화폐 환수율이 지난 9월 기준 68.1%로 급락했다. 특히 5만원권의 환수율은 48.0%로 반도 되지 않았다.
발행 후 환수되지 않는 화폐가 늘어남에 따라 올 9월까지 한은의 화폐 순발행액은 8조8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5조7000억원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화폐 환수율의 급락과 순 발행액의 증가는 지하경제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캐시 이코노미’(cash economy)가 확대되는 징후라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캐시 이코노미는 거래가 신용카드나 계좌이체가 아닌 주로 현금, 즉 화폐로 이뤄지는 경제를 말한다.
공급되는 현금은 많아지고 있지만 시중에 풀린 화폐가 유통되지 않고 개인이나 회사의 금고 등 개인보관처를 통한 현금 형태의 재산 보유와 세금을 피하기 위한 현금거래에 이용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경제지표가 이러함에도 현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등 지하경제 활성화를 부추길 우려가 있는 정책으로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모순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