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기업은 제품을 많이 팔아서 이윤을 남겨야 한다. 하지만 판매량 확대보다 다른 이유로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삼성전자의 플렉서블 스마트폰 ‘갤럭시라운드’와 LG전자의 태블릿PC ‘LG G패드 8.3’을 두고 하는 얘기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곧 출시할 모바일 신제품에 대해 판매량 확대를 중요한 목표로 내걸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플렉서블 스마트폰은 ‘시장 선점’, LG전자가 내놓는 태블릿 신제품은 ‘컨버전스 생태계 구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출시했다는 느낌이 역력하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에 세계 최초로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 ‘갤럭시라운드’를 출시한다. 이 제품은 플렉서블(휘는) 폰의 초기 단계다. 유리 대신 플라스틱 기판을 적용해 떨어뜨려도 쉽게 상처가 나지 않고, 디스플레이 양 끝이 살짝 휘어진 모양을 채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제품 판매량 확대보다 출시 그 자체에 목적을 두고 있는 모양새다. 실험적인 제품을 먼저 시도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디스플레이 수율과 단가 때문에 물량이 제한될 전망인데다 가격도 106만7000원의 갤럭시노트3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해외 출시도 제한적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반응을 먼저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LG전자가 14일부터 출시에 나서는 태블릿PC ‘G패드 8.3’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7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미디어브리핑에서 김종훈 LG전자 MC사업본부 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 전무는 “태블릿 단독의 의미보다는 전체적인 컨버전스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태블릿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제품 마케팅에 대해서도 “LG G2에 기존에 없던 대규모 마케팅 투자를 하고 있고, 이와 연계해 G패드 8.3 마케팅을 진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판매 목표 역시 “숫자 자체에 큰 욕심을 내지 않을 것”이라며 “출시 국가를 최대한 확대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답변을 대신했다.
가격도 55만원으로 다소 비싸 업계는 경쟁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레드오션인 태블릿 시장에 진출하는 LG전자가 태블릿을 ‘갤럭시 기어’처럼 스마트폰 액세서리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