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혁신의 위기’를 세계경제 침체 주원인으로 지목하고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원천은 혁신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6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 도착한 직후 1000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여한 APEC 최고경영자회의(CEO Summit)에서 ‘혁신의 비즈니스, 왜 중요한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세계 경제 정체의 근저에는 혁신의 정체가 깔려있다”면서 “금융위기가 아닌 혁신위기가 세계경제 침체의 근본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위기 이후 각국이 시행해온 경기부양책은 심폐소생술 같은 역할은 할 수 있지만 아픈 곳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고 활력을 되찾게 해주지는 못한다”며 “혁신만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끊임없이 창출하며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한국경제도 지금 저성장과 청년실업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그래서 한국 정부는 혁신을 통한 새로운 경제부흥 전략으로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의 특징으로 “기존경제가 땅에서 광물자원을 캐내어 경제를 발전시켰다면 창조경제는 사람에게서 창의성을 끌어내 경제를 발전시켜 성장의 한계가 없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창의성이라는 자원은 자본이나 광물자원과 달리 아무리 끌어내어도 고갈되지 않고 환경오념과 같은 부작용도 없다”며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선 규제·금융·교육·국경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CEO 서밋에는 한국에서 대신증권 이어룡 회장, 삼성전자 강호문 부회장, 포스코 박기홍 사장 등 경제계 대표 8명이 참석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일 오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의 회담은 박 대통령이 지난 6월 말 중국 방문 이후 석 달여 만이다.
두 정상은 지난 6월 방중 당시 양국이 합의한 여러 협력 방안의 후속조치와 함께 최근 이산가족 상봉행사 무산으로 다시 경색 국면에 접어든 남북관계, 북한 비핵화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에 이어 캐나다, 페루, 멕시코 정상과도 따로 양자회담을 하며 본격적인 세일즈외교에 나설 예정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정상회담을 여는 4개국은 모두 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