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지수는 올 들어 21% 올라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20%)와 블루칩 위주의 다우지수(18%)를 웃도는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나스닥지수의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이끈 것은 애플과 구글,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이미 널리 알려진 대형주가 아니다.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와 세계 최대 온라인 비디오서비스업체 넷플릭스 등이 나스닥의 새로운 전성기인 이른바 ‘나스닥 2.0시대’를 주도하고 있다고 최근 CNBC가 분석했다.
테슬라는 올 들어 주가가 무려 네 배 이상 급등했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진 엘론 머스크가 지난 2003년 설립한 테슬라는 올해 10년에 걸친 오랜 투자와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주력 차종인 모델S 판매는 지난 분기 5150대로 목표치인 4500대를 웃돌았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이번 분기에도 견실한 수요로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목표 주가를 200달러로 제시했다. 테슬라의 올 초 주가는 불과 35달러 수준이었다.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앞으로 3년 안에 도로 위에서 무인 자동차가 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하는 등 테슬라는 이제 혁신에서 애플을 뛰어넘는 대명사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넷플릭스 주가는 올 들어 두 배 이상 올랐다. 지난 20일(현지시간)엔 313.8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년 전만 해도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을 갑작스레 올리면서 80만명이 넘는 회원이 일제히 탈퇴하는 등 경영실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기존 DVD 대여사업에서 물러나 스트리밍 서비스에 주력한다는 전략이 결실을 거두고 영국 버진미디어와의 계약 체결로 유로 케이블방송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멋지게 부활했다는 평가다.
반도체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올 들어 주가가 171.8% 올랐다. 이는 테슬라와 넷플릭스에 이어 나스닥에서 세 번째로 높은 상승폭이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일본 엘피다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전면전 채비를 갖췄다. 특히 이달 초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의 화재로 인한 공급난 우려는 마이크론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웨드부시증권은 지난 20일 마이크론의 목표 주가를 23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주가보다 34% 높은 수준이다.
한편 나스닥 종목 중 올 들어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 14개가 비(非)정보ㆍ기술(IT)기업이며 그 가운데 9개는 소비재, 5개는 생명공학기업이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고 CNBC는 전했다.
이는 나스닥 2.0시대에는 혁신과 이에 따른 시장의 관심이 기술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올 들어 주가가 103.6% 올라 나스닥에서 네 번째로 큰 상승폭을 보인 그린마운틴커피는 미국의 가정용 커피기계와 관련 원두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업체다.
한편 페이스북도 올해 78%가 넘는 상승폭으로 지난해 IT업계 최악의 기업공개(IPO)라는 오명을 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