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임에도 하버드 의대를 졸업한 대학병원 부교수를 사칭해 동거녀로부터 수천만원을 뜯어낸 30대 무직자가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재력가 집안 출신에 유명 대학병원 성형외과 의사로 행세하며 미니홈피를 통해 소개받은 여성 A씨와 결혼할 것처럼 속여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서모씨(31·무직)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조사결과 중졸 학력의 서씨는 미국 시민권자이니 결혼해서 미국으로 가자고 피해자를 속여 동거기간 중 친척 결혼식 축의금 등 각종 활동비 명목으로 5000만원 상당을 편취하고 캠코더 통장 등 피해자 소유의 물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하버드 의대 마크가 사용된 의사 가운과 성형외과 의사 명함을 임의로 제작하고 A대학병원 로비에서 가운을 입은 상태로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주변사람들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전문 의학서적을 구매해 독학으로 습득한 전문 용어와 영어실력이 실제 의사들과 대화하기에 문제가 없을 정도였으며 일부 의사들과 함께 지방 의료봉사활동을 다녀오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의 핸드폰에 저장된 여성들의 연락처 등을 토대로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캠코더 등 절취품 처분과정을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