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폭풍 마누엘과 허리케인 잉그리드가 멕시코의 서부·동부 해안을 잇달아 강타하면서 34명이 사망하고 수십만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16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태풍 2개가 24시간 이내에 잇따라 멕시코를 덮친 것은 1958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번 태풍으로 멕시코 국토의 3분의 2 이상이 큰 피해를 당했다. 멕시코 전역에서 산사태와 홍수로 교량 도로 주택이 파괴됐다. 여기에 홍수 탓에 악어들이 몰려와 구조 작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멕시코 동부 베라크루스 주에서는 대형 산사태가 토사 제거 작업을 하던 인부들과 근처를 지나던 버스를 덮치면서 12명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정부 당국자는 유명 휴양지 아카풀코가 속한 남서부 게레로 주에서 15명이 사망했으며 중부의 히달고·푸에블라 주에서 6명, 남부 오악사카 주에서 1명이 각각 숨졌다고 밝혔다.
게레로 주에서는 23만8000명이 가옥 침수 등 피해를 봤으며, 아카풀코와 수도 멕시코시티를 잇는 고속도로와 아카풀코 공항이 전면 폐쇄됐다. 현재 공항 2층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약 100명이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거리에 물이 1m 깊이로 찼으며 물난리를 피해 지붕으로 대피한 주민 수백 명을 군인들이 보트에 실어 구조하기도 했다.
한편 허리케인 잉그리드는 이날 오전 열대폭풍 수준으로 세력이 다소 약해졌으나 여전히 멕시코 동북부 해안에 많은 비를 뿌렸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서해안에 상륙했던 열대폭풍 마누엘은 이날 세력이 줄어들면서 소멸했으나 풍수해는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