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부 지역에서 이슬람 반군 세력인 모로민족해방전선(MNLF)과 정부군의 교전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사망자가 62명으로 늘었다고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보안군 대변인인 라몬 자갈라 중령은 “반군 51명이 민다나오 섬에서 교전 중 사살됐으며 48명의 반군은 항복하거나 포로로 잡혔다”고 말했다.
그밖에 민간인 5명과 군ㆍ경찰 요원 6명이 각각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9일 MNLF가 민다나오의 중심 도시인 삼보앙가의 시청사를 공격하면서 교전이 벌어졌다. 반군은 아직도 인질 180명을 잡은 채 저항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6만7000명에 이르는 피난민이 발생하는 등 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자원이 풍부한 민다나오 섬은 자치독립을 요구하는 이슬람 반군의 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계속되는 내전에 지난 40년간 약 2만명이 숨졌으며 경제발전도 정체됐다.
필리핀 정부와 다른 이슬람 반군 세력인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의 평화협정 체결이 임박하자 자신의 영향력이 약화하는 것을 우려한 MNLF가 도발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앞서 MNLF는 지난 1996년 평화협정 체결로 제한적인 수준의 자치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MILF도 필리핀 남부에 방대한 이슬람 자치지역을 확보하게 된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시민을 보호해할 필요가 있다면 군 전력을 모두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몬 캐시플 필리핀선거ㆍ정치개혁연구소 사무총장은 “아키노 대통령은 이들 반군이 순순히 물러나도록 하기 어렵다”며 “그럴 경우 잘못된 신호를 줘서 다른 무장세력이 다시 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