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와 엔저공세 등으로 국내 주요 항공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비용 절감 대책마련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올 2분기 각각 508억원,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적신호가 켜지자 경영부진을 타개하기 갖가지 방안들을 쏟아내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실적악화로 경영난에 처하자 지난 3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5년 만에 무급휴직제 실시를 결정했다. 운항·객실 승무원과 정비·사무직 등 정규직 전 직원 가운데 희망하는 사람은 4개월까지 휴직을 신청할 수 있으며 시행 기간은 이달부터 연말까지다. 아시아나항공이 무급휴직제를 실시한 것은 지난 2003년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여행 수요가 급감한 이후 처음이다.
대한항공 역시 1년 만에 다시 희망퇴직제를 재가동해 수개월 째 실시하고 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지난해까지 근속연수 15년, 만 40세 이상 직원이었지만 올해는 근속연수 12년, 만40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설상가상으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글로벌 경기 침체,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등의 산업 둔화가 지속되면서 항공 화물 부문 부진 장기화가 예상되자 △여객기 활용 △화물기 도입 일시 중단 △화물 비중 확대 등 실질적인 비용절감 대책도 마련했다.
대한항공은 유류 소비가 상대적으로 많은 화물기 보다는 여객기를 대신 활용하고 화물 적재량도 늘리는 등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보유 중인 화물기를 최대한 활용키로 하고 추가 도입은 자제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LCC)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 항공사 역시 기내식 유료화 등 신규 수익원 확보와 비용절감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일 주요 무료기내식에 대한 유료화를 선언했다. 기내식 무게를 줄이고 항공 요금까지 내리겠다는 전략이다. 16일부터 태국 방콕과 홍콩, 필리핀 마닐라 및 세부 노선에서 무료로 제공하던 간식을 없애고 즉석식품을 유료 판매한다. 이스타항공 역시 국제선 전 노선에서 감귤주스와 생수를 제외한 라면, 비빔밥 등의 기내식은 유료로 판매 중이다.
진에어는 기내식 전면 유료화 시행 대신 게임기 대여, 아동전용 기내식 등 신규 유료 서비스를 추가했다. 또 에어부산은 웹 중심의 고객서비스 및 판매기반을 구축해 오프라인 운영 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