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살리는 용병술]‘천천히 그리고 멀리’ 기업들, 100년 인재 키운다

입력 2013-09-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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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양성 ‘레시피’ 엿보니…R 인정·E 경험·C 소통·I 혁신·P 프로그램·E 탈피

#45세의 나이로 제너럴일렉트릭(GE)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재직하는 동안 1700여건의 기업 인수 합병을 성사시킨 잭 웰치 전 회장. ‘세기의 경영인’ 이라는 칭송을 받는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인재 양성’이다. 잭 웰치 회장은 1983년 힘겨운 구조조정 중에도 세계 최고 인재 사관학교로 꼽히는 ‘크로톤빌 연수원’에 4600만 달러(약 498억원)를 투자했다. 그리고 투자계획서에 회수 가능한 금액을 ‘무한대(Infinite)’라고 적었다.

인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며 기업이 ‘100년 인재’ 양성에 팔을 걷었다. 기업들은 ‘인재가 미래’라는 신념 아래 다양한 방식을 통해 기발한 발상과 유연한 사고로 기업을 이끌 인재를 키워 100년 기업의 밑거름으로 만들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의 인재 육성은 어떤 ‘레시피(R·E·C·I·P·E)’를 가지고 있을까?

기업들은 직원들의 성과를 ‘인정(Recognition)’하는 방식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직원들이 성과에 보상이 따르는 만큼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인재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성과 인정’을 바탕으로 인재를 육성하는 곳이 대표적으로 효성이다. 효성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인재경영이 그룹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성과 있는 곳에 반드시 보상 있다는 ‘피플 이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효성은 혁신적인 성과를 낸 임직원에게 주어지는 ‘올해의 효성인상’의 상금을 기존 1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230% 늘렸다.

기업의 또 다른 인재 육성 방식은 ‘경험(Exprience)’이다. 인재가 실제 체험을 통해 배우는 점을 자기계발의 밑거름으로 삼게 하려는 목적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예비관리자로서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입사 후 3년이 지난 직원을 1주일 동안 해외 현장으로 연수를 보낸다. LG상사, SK네트웍스 등 해외에 대다수의 영업장이 있는 종합상사들도 직원들을 현지에 파견해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소통(Communication)’이 인재 육성의 기본이라는 기업도 있다. SK는 교육과정 중 신입사원과 최고경영자(CEO)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79년 최종현 선대 회장이 처음 실시한 이후 SK주식회사 최태원 회장 등 CEO들이 매년 거르지 않고 이어온 SK 신입사원 연수 과정의 백미다.

삼성, 한화 등은 ‘혁신적인 프로그램(Innovative Program)’을 통해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삼성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CSA)’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공계 전공자의 전유물이던 소프트웨어 분야에 인문학도를 채용해 통섭형 인재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화는 글로벌 인재 수요 증가에 따라 사업 및 직무 이해도가 우수한 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글로벌 톱 30위권 석·박사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내부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한화기업대학’을 개교, 고졸 사원들이 현업에서 필요한 역량과 지식을 습득해 성과를 향상시키고, 학업을 통해 더 큰 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처음부터 1% 인재를 뽑기 위해 틀에 박힌 채용 방식에서 ‘탈피(Emergence)’하는 기업도 존재한다. 현대자동차와 SK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이들 기업은 스펙·경력 등을 중요하게 보는 대신 열정·도전정신·전문성·창의성 등을 중요 요소로 반영했다. 현대차는 채용 희망자가 기업에 지원하는 수동적 방식에서 벗어나 인재들을 직접 찾아 나서 캐스팅하는 ‘더 에이치(The H)’라는 파격적인 채용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SK그룹 또한 바이킹 챌린지 프로그램을 시행, 스펙이 아닌 끼와 열정, 능력 중심의 열린 채용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채용·교육 방식으로 인재를 배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각 기업은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성과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 임직원들이 스스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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