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부 삼보앙가시에서 14일(현지시간) 수만명의 주민이 무슬림 반군과 정부군의 교전을 피해 종합운동장에 모여 있다. 삼보앙가/AP뉴시스
필리핀에서 무슬림 반군과 정부군의 교전이 6일째 이어지면서 사태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반군과 보안군의 교전으로 5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200명 가까운 사람이 반군의 인질로 잡혔으며 수만명이 피난했다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교전은 필리핀 남부 삼보앙가시에서 발생했다.
보안군 대변인인 라몬 자갈라 중령은 “여전히 100여 명의 반군이 활동하고 있다”며 “우리는 승기를 잡았으나 여전히 교전 중”이라고 말했다.
남부 지방에서 주로 활동하며 이슬람교도가 많은 지역의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이 지난 9일 삼보앙가 시청사를 공격하면서 교전이 시작됐다.
이번 공격은 정부와 다른 반군그룹인 이슬람전선과의 평화협상이 진행되는 도중 일어났다. MNLF는 협상 과정에 소외된 것에 위기감을 느끼고 필리핀 남부 일부 지역이 자신의 관할이라는 주장을 더욱 강화했다.
제조마 비나이 필리핀 부통령은 이날 MNLF 지도자인 누르 미수아리와 휴전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아직 현지 경찰과 보안군은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WSJ는 전했다.
자갈라 중령은 “현재까지 5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그 가운데 군인과 경찰은 6명이고 네 명의 민간인이 희생됐다. 반군 사망자는 43명에 이른다”며 “또 이들은 160~180명의 인질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