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옵션 동시만기일에 터진 거래체결 지연 사태에 투자자들이 멘붕(정신이 나갈 정도의 당혹스러움을 일컫는 신조어)에 빠졌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9분부터 10시 25분까지 유가증권 32개, 워주식워런트증권(ELW) 151개 등 총 181개의 거래체결이 지연됐다.
1시간만에 거래는 재개됐지만 이날 동시만기일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포지션을 제때 정리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경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9월 만기일은 매수 우위가 전망됐었다. 방심하던 차에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만기일에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물량이 소화된다”며 “매매체결 지연으로 바스켓 차입거래를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기일 효과는 장중에도 나타나고 종가에도 나타나는데 매매체결 지연으로 종가에 매수세가 덜 나타날 수 있다”며 “만기일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관투자자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A 대형운용사 주식운용 팀장은 “일시적 장애라면 몇 분안에 처리돼야 하는데 동시만기일에 베이시스를 잡지 못할 정도로 지연됐다”며 “제때 매매를 하지 못해 매우 답답한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거래소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체결이 지연된 시간에도 주문 접수는 모두 이뤄지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재영 한국거래소 IT 전략부장은 “이번 거래체결 지연 사태는 동시만기일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주문 체결과 관련 한 종목만 인식이 안 됐을 뿐 주문 접수는 계속 이뤄지고 있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