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핌코 설림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의 투자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달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채권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 채권주의자인 그로스에 대한 시장의 판단도 엇갈리고 있다고 최근 CNN머니가 보도했다.
그는 지난 5월 자신의 트위터에 “30년에 걸친 채권시장의 강세장이 올해 4월 말 끝난 것 같다”고 전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국채 투자에 무한 신뢰했던 그가 국채시장의 낮은 수익률을 점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로스는 단기 채권은 당분간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며 국채 투자 자체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의 이러한 예측은 상당 부분 적중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 3%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만큼 채권 가격이 폭락했다는 의미다. 불과 5월 초만 해도 금리는 1.61%를 기록, 사상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 대한 그의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그는 지난해 12월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이 유동성 과잉으로 인해 미국 부동산과 주식에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고 신흥국 주식시장에 투자 비율을 늘리고 금융주와 보험 관련주의 투자 비율은 줄일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그의 투자 방향은 시장의 흐름에 역행했다.
인도와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시장은 연준이 연내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자금 이탈 우려가 증폭하면서 요동쳤다.
그는 연준의 양적완화 부작용을 피해 신흥국에 주목했지만 양적완화가 신흥국에 미칠 영향은 간과한 것이다.
반면 상승세가 조만간 끝날 것으로 점쳤던 증시는 양적완화를 둘러싼 우려에도 안정적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파장을 고려해 출구전략을 점진적으로 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믿음 때문이라고 CNN머니는 설명했다.
그가 이끄는 토털리턴펀드는 올 들어 현재까지 -2.2%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4개월간 410억 달러의 자산이 사라졌다. 이는 전체의 14%에 달하는 것이다.